[로펌풍향계]'세 과시'하는 로스쿨 변호사들..사시출신 "현타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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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출근길 인파 속 서울 교대역 지하철 역사, 젊은 남성들이 피켓을 들고 저마다 구호를 외쳤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최근 서울변협 신임 회장에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된 것이다.
한국변호사협회 등을 중심으로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지지하는 이종엽(18기) 변호사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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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잡한 출근길 인파 속 서울 교대역 지하철 역사, 젊은 남성들이 피켓을 들고 저마다 구호를 외쳤다. 마치 대학생 총학생회 회장 선거를 보는 듯 했지만, 실제는 변호사들 표심을 공략한 서울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유세활동이었다. 지난달 보수적인 ‘법조타운’ 서초동에서 펼쳐진 생경한 풍경이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법조계에서 본격적으로 세(勢)를 드러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최근 서울변협 신임 회장에 처음으로 로스쿨 출신 변호사가 된 것이다. 김정욱(42) 변호사는 변호사시험 2기이자 '젊은피'로, 법조계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심지어 서울 다음으로 큰 부산지방변호사협회에서도 '로스쿨 출신이 됐다'는 설이 돌기도 했다(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로스쿨 출신들의 세상이 올거라는 걸 그동안 머리로만 알았는데 가슴으로 와 닿았다"면서 "현타(현실자각타임)가 왔다"고 평했다.
두번째 충격은 바로 이어졌다. 한국변호사협회 등을 중심으로 한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지지하는 이종엽(18기) 변호사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으로 당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 변호사와 함께 결선투표에 올랐던 조현욱 변호사가 본 투표에서 다수 표를 얻은 황용환·이종린 변호사가 ‘지지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했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가 내내 회자됐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의 영향력이 커졌다는 것은 통계 수치로도 확인이 된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전국 개업 변호사 수는 2만4808명으로 이 가운데 변호사시험 출신이 1만674명, 사시 출신이 1만3512명을 차지했다(지난 1일 기준). 개업, 휴업, 미개업 등 전국 전체 변호사 수로 따져도 총 2만9612명의 변호사 중 변호사시험 출신은 1만2867명으로 사시 출신(1만5844명) 규모에 근접한 상황이다.
로스쿨 출신이 잇따라 수장에 오르면서 일부 사시 출신 변호사들은 ‘위기감’을 표하기도 했다. 대형로펌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A씨는 "로스쿨 출신들과 법률시장에 함께 배출된, 사법연수원 30기 후반에서 40기 초반 변호사들의 박탈감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라며 "차기나 차차기 정도로 (로스쿨 출신이 회장단이 될거라) 예상했는데 그 시점이 생각보다 더 빨리 왔다"고 했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상대적으로 젊다는 점에서 이들의 패기와 열정이 변호사 업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어 줄거란 기대도 있다. 서울변협 신임 김 회장은 첫 대외일정으로 윤석열 검찰총장을 만나 변호인 비밀유지권과 조력권 보장, 인권침해 방지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만 ‘어디 출신이냐’ 보다는 회장단이 실질적으로 변호사들의 권익 향상에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는게 변호사업계의 목소리다. 실제로 로스쿨 출신 수장이 되면서 부족한 수만큼 로스쿨 학생을 더 뽑는 결원보충제가 논란이 되는 등 로스쿨 관련 이슈가 급부상한 분위기다.
이밖에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많아지면서 이들의 ‘온라인 장악력’ 또한 거세지고 있다. 사시 출신들 커뮤니티는 없지만 로스쿨 출신들은 ‘로이너스’ 커뮤니티를 통해 결집하는 등 향후 이들의 세 규합에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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