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민주당 후보들의 '친문 경쟁'..본선에서도 통할까?
[앵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들은 연일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책 경쟁, 민심 경쟁만큼이나 치열한 '친문' DNA 경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왜 그런 건지, 이경국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친문' 적임자 경쟁, 시작은 우상호 의원이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의 지지를 등에 업으며 본격적인 구애에 나선 겁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달 22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당심, 문심도 내게 있다고 보세요?) 문재인 대통령이 투표권이 있다면 당연히 저를 찍을 거로 생각하는데요.]
조금 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첫 공식 행보에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경험을 강조했습니다.
[박영선 /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지난달 23일) : 작년 2월에 코로나 막 처음 시작했을 때 너무 놀라서, 모두 얼어붙어서 대통령님 모시고 남대문 시장에 왔었고….]
공식 활동 밖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은 이어졌습니다.
지난달 문 대통령의 생일, 박 전 장관은 SNS에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축하 글을 올렸고, 우 의원은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던, 든든한 대통령'이라며 맞장구를 쳤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의 생일엔 각자 축하 화분을 보내거나 문안 전화를 한 사실을 앞다퉈 알리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정체성을 강조하는 '적통 경쟁'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박영선 /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 저는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세 분의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정치를 배웠습니다.]
[우상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세 분의 대통령을 지키고 함께해 온 역사, 그 역사를 가장 잘 계승할 후보가 우상호다. 감히 여러분에게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친문과는 거리가 있던 게 사실입니다.
박 전 장관은 정치활동 초반 '정동영계'로 분류됐고, 201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선 안희정 캠프에 참여해 문 대통령과는 대척점에 서기도 했습니다.
우 의원도 계파보다는 '86 운동권 그룹'을 중심으로 활동해왔습니다.
그런데도 이들이 적극적인 '문심' 마케팅에 나서게 된 데에는 민주당 경선 룰의 영향이 큽니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권리당원 투표 50%로 최종 후보를 뽑기로 해 핵심 지지층의 선택에도 큰 비중을 뒀기 때문입니다.
결국, 후보들이 지지층 다지기에 매진하며 실제로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
하지만 정작 본선 경쟁력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김형준 / 명지대 교수 : 지나치게 친문 전략에 맞춰 행보하면 중도층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거죠. 중도 진보와 중도 보수를 누가 차지하느냐 싸움이기 때문에….]
다음 달 1일 최종 후보가 판가름 날 예정인 가운데, 두 후보의 전방위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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