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마음 사로잡은 '울산 호접란' 성공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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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호접란'이 미국 시장에 첫 선을 보이러 갑니다."
지난 10일 오전 울산 북구 중산동 송정농원에서 열린 '울산 호접란 수출행사'에서 황문구씨 등 4개 화훼농가 대표들의 얼굴은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울산에서 생산한 호접란은 이날 10년의 노력 끝에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호접란은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경유해 플로리다주 아포카시에 있는 '코러스 오키드'로 수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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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오전 울산 북구 중산동 송정농원에서 열린 ‘울산 호접란 수출행사’에서 황문구씨 등 4개 화훼농가 대표들의 얼굴은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울산에서 생산한 호접란은 이날 10년의 노력 끝에 미국 수출길에 올랐다. 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 1개에 3만본의 호접란이 실렸다. 금액으로는 1억5000만원 정도다. 모두 울산 북구 4개의 화훼농가에서 생산했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호접란은 미국 로스엔젤레스를 경유해 플로리다주 아포카시에 있는 ‘코러스 오키드’로 수출된다. 코러스 오키드는 ‘한-미(korus) 호접란 농장’이란 이름이다. 북구에서 화훼농가를 운영하던 황병구씨가 ‘한국 호접란으로 미국 시장을 뚫겠다’며 2001년 미국 플로리다로 건너가 만든 곳이다. 황씨는 올랜도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미주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이번에 수출된 호접란은 14개월 정도 자란 것이다. 미국 현지 농가에서 3∼4개월 정도 키워 꽃을 피운 후 미국 전역에 판매될 예정이다.
화훼농가들은 올해 4번에 걸쳐 호접란 10만본, 5억원 정도 수출할 계획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계획하고 있는 올해 호접란 수출물량 21만본의 절반에 가까운 양을 울산에서 수출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경기 동두천, 충남 태안, 전북 김제에서 각각 수출한다.
한국 난은 2001년 처음 미국에 수출됐고, 2010년에 다시 수출했지만 성과가 좋지 못했다. 미국의 검역규정 때문이다. 대만산은 화분째로 수출입이 되지만, 한국은 뿌리의 흙은 완전히 제거한 채 수출해야 했다. 그렇다보니 난은 15∼20일 가까이 되는 긴 이동시간 동안 영양분 부족 등으로 마르거나 미국에서 옮겨 심은 뒤에도 생육장애가 생겨 생존율이 낮았다.
황씨 등은 주미한국대사관 등을 통해 한국과 미국 정부에 검역규정을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과 미국은 2012년부터 수출검역협상을 시작했고, 5년간 긴 협상 끝에 2017년 국내산 난을 화분에 심은 채 수출할 수 있는 규정이 만들었다.
미국에 수출할 수 있는 화훼농가는 농림부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승인을 얻는 조건은 까다롭다. 출입문 2개가 있어야 하며, 출입문은 한꺼번에 열려선 안된다. 하나가 열리면 하나가 닫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의미다. 바닥에 흙이 있어서도 안되며, 호접란을 키우는 재배선반은 땅과 46㎝ 이상의 거리를 둬야 한다는 등이다.
울산에서는 농축산부와 울산시, 북구의 지원으로 이 같은 조건을 갖춘 2019년 0.4㏊ 규모의 시설하우스를 준공했고, 같은 해 12월 미국 수출단지로 승인받았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호접란 수출지도, 호접란 재배방법을 지원했고 농축산부에서는 수출 난 검역과 위생을 도왔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호접란 재배농가의 수급 불안정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한 해에 600만개의 호접란이 유통됐는데, 50만개만 더 생산되면 생산과잉으로 값이 폭락한다고 울산시는 설명했다. 처음 재배해 꽃이 핀 이후에도 판매되지 않으면 꽃을 잘라내야 한다.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리비용도 추가로 더 들게 된다. 화훼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셈이다. 지난 한 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수요가 크게 줄면서 화훼농가의 어려움도 커졌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일정한 가격에 팔려 가격 하락 등의 걱정을 덜 수 있다. 미국에 공급하면서 농가의 소득이 안정되고, 수급불안정 해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한국 호접란 재배농가와 미국 농가, 농협, 양국 정부, 지방정부가 힘을 모아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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