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내쫓는 장군님..광화문서 되살아난 '문배도'
[앵커]
험상궂은 장군이 황금빛 갑옷을 입었습니다. 낯설고 무섭기도 한 이 그림이 설을 맞아 광화문에 걸렸습니다. 나쁜 기운을 내쫓으려고 '그림'을 걸었던 조선 왕실의 '세시풍속'을 재현한 겁니다.
뜻밖의 행운으로 되살아 난 '문배도' 이야기를 최하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수문장이 지키고 선 광화문 앞,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춘 채 사진을 찍습니다.
문 양쪽에 커다란 그림을 펼치자 금빛 갑옷을 입은 장군이 나타납니다.
눈을 부릅뜬 채 도끼를 들고 있습니다.
음력으로 1월1일에 붙이면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문배도' 입니다.
200여 년 전 조선 왕실의 문헌 속 풍속입니다.
[김지연/문화재청 경복궁관리소 학예사 :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친 국민에게 위로와 위안을 드리고자…]
그동안 "도화서 화원들이 두 장군상을 그리면 정월 초하루에 궁궐 정문에 붙였다"는 기록만 전해졌습니다.
그림은 알 수 없던 겁니다.
그런데 먼 땅에 남겨진 우리 유산 속에서 실마리를 찾았습니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대한제국공사관을 복원하던 중, 1893년에 발행된 잡지에서 찾은 사진 한 장.
사진 속 건물 벽엔 태극기와 함께 광화문을 찍은 사진 액자가 걸려 있었습니다.
미 의회도서관에서 '사진 속 사진'의 원본을 찾아 확대하자 광화문에 붙은 그림이 나타났습니다.
[강임산/국외소재문화재재단 부장 : (발견) 당시만 해도 이 사진의 가치는 알아보진 못했고요. 해상도가 좋아서 크게 키워서 조사한 결과…]
본래 '문배도'는 비바람에 찢겨도 떼지 않고 그대로 두었는데 되살아난 장군 그림은 설 연휴 마지막 날까지 시민들을 만납니다.
[송병혁/서울 종로구 : 상당히 좋네요. 옛날에 어떻게 살아온 걸 잊었는데 새로 우리가 깨닫고 역사를 아니까…]
(영상디자인 : 황수비 / 영상그래픽 : 박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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