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한 달 빨라진 개구리 산란..'경칩'도 '입춘'도 옛말
기후변화 연구진들과 활동가들은 항상 같은 고민을 합니다. 기후변화는 점점 빨라지고 있지만, 사람들이 깨닫게 하기는 쉽지 않다는 거죠. 기후변화보다 일상의 고민거리가 클 수밖에 없으니 당연합니다. 평균 기온이 높아진다, 이상 기후가 늘어나고 있다는 '공포' 마케팅은 이제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몇 가지 정책을 바꿔서 단기간에 해결할 수도 없는 문제입니다.
그래도 연구진들과 활동가들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계속해서 자료를 모읍니다. 조그만 변화들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끊임없이 일반인에게 알립니다.
이번 설날 발표된 국립공원공단의 보도자료도 이런 노력 중 하나입니다. 이번엔 개구리의 산란 시기입니다.
자료에 등장한 개구리는 북방산개구리로 우리나라 전역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대마도에 분포하는 쉽게 볼 수 있는 개구리입니다. 그런데 특징이 있습니다. 1년에 한 번 알을 낳는다는 겁니다. 알을 언제 낳는지, 얼마나 알을 낳는지 관찰이 비교적 쉽습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과학자들은 북방산개구리의 산란 시기를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단순하고도 강력합니다. 산란 시기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는 겁니다.
지리산 연구진들은 북방산개구리의 산란 시기를 11년간 관찰하고 있습니다. 산란 시기는 10년 전보다 한 달가량 빨라졌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추세가 분명합니다.
2010년엔 첫 산란 일이 2월 22일이었습니다. 올해는 1월 26일입니다. 약 한 달 정도 빨라진 겁니다. 1월에 산란이 확인된 건 지난해에 이어서 올해가 두 번째입니다.
북방산개구리는 겨울철 날씨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연구진들은 수없이 반복해온 결론을 또 내놓습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온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연구를 진행한 지리산 구룡계곡의 12월 평균기온은 0.18도씩 높아지고 있습니다. 11년 전보다 1.2도 높아졌습니다.
이제 이런 증거들은 차고 넘칩니다. 이렇게 기후변화 관찰을 위해 연구하는 생물들은 '기후변화 생물 지표종'이라고 합니다.
체온 조절 시스템이 없어 다른 생물에 비해 기후 변화 영향을 크게 받는 나비류와 우리나라 고유종 어류, 그리고 제비와 동백나무 등입니다.
최근에는 이런 연구에 참여하는 일반인들도 늘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은 광범위한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나죠. 소수의 연구자만으로는 연구를 진행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등장한 방법이 시민과학자의 참여입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활용해 연구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겁니다. 시민과학자들과 연구진이 SNS에 관찰될 내용을 올리면서 함께 연구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이들은 또 다른 기후 변화의 증거들을 계속 찾아 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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