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얼굴 직접 못 보고..요양병원 앞 '먼발치 세배'
[앵커]
요양병원에 부모님을 모신 가족들은 설에도 따뜻하게 손 한번 잡아 드리지 못했습니다. 수도권에선 면회조차 할 수가 없어서 병원 앞에서 세배를 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습니다.
이상화 기자입니다.
[기자]
딸을 보러 난간에 나왔습니다.
힘들게 일어서 손을 흔듭니다.
더는 가까이 갈 수 없습니다.
먼발치에서 안부만 묻습니다.
[오경아/경기 성남시 구미동 : 엄마 내 이름이 뭐야? 엄마 많이 건강해지셨네. 손 흔드는 거야?]
요양병원 앞에는 돗자리가 펴졌습니다.
직접 뵐 수 없어 건물을 보고 세배합니다.
[얼굴 한 번 못 보지만 잘 계세요.]
[우리가 많이 사랑하고 재활치료 잘 받고 밥 많이 먹고 또 우리 여행 가자.]
정성스레 준비한 설음식들은 병실 번호를 적어 전달합니다.
아쉬운 마음은 영상통화로 달랩니다.
[환자 가족 : 가져다드린 거 잘 드셨어요?]
지난 추석에는 유리창 사이로 얼굴은 볼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병원에 들어갈 수도 없고 간병인도 만날 수 없습니다.
[김양희/서울 불광동 : 2단계 때만 해도 여기 오면 유리창 면회라도 되었는데 한 석 달 동안 얼굴도 못 뵌 지도 오래됐죠. 굉장히 속이 상해요.]
더 속상한 건 면회 금지가 언제쯤 끝날지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날짜가 정해졌다면 기다릴 수 있겠지만 약속도 없습니다.
하루하루가 다른 부모님 건강상태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집니다.
[병원 직원 : 이게 기간이 있어서 한 달 동안 못 본다면 서로 괜찮을 거예요. 기한 없이 계속 늘어가니까 어르신들은 보고 싶은 게 가족이잖아요.]
설이지만 코로나가 가족 사이를 가로 막았습니다.
하루빨리 백신이 나와 면회할 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가족들은 발길을 돌렸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취업했는데" "시어머니 눈치에"…고향 찾는 발길들
- 119 녹취록에 "때려서 물에 빠뜨려"…이모 부부, 살인죄 검토
- '학폭' 논란에 경기서 빠진 이재영·이다영…"내주 징계 절차"
- 국산 치료제, 영국 변이에 효과…남아공 변이엔 무력
- IOC까지 '여성 비하' 비난…모리, 결국 물러나기로
- [단독] 명태균 "국가산단 필요하다고 하라…사모한테 부탁하기 위한 것" | JTBC 뉴스
- 투표함에 잇단 방화 '충격'…미 대선 앞두고 벌어지는 일 | JTBC 뉴스
- 기아의 완벽한 '결말'…우승에 취한 밤, 감독도 '삐끼삐끼' | JTBC 뉴스
- "마음 아파도 매년 올 거예요"…참사 현장 찾은 추모객들 | JTBC 뉴스
- 뉴스에서만 보던 일이…금 20돈 발견한 경비원이 한 행동 | JTBC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