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수십억 원 부어도..백사장 '실종' 원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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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곳의 백사장 모래가 매년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부산 지역 다른 해수욕장도 마찬가지라는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요.
배영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 기장군의 해수욕장
백사장 폭이 20m도 채 되지 않습니다.
열다섯 걸음만 걸어도 끝이 닿을 정도입니다.
이 해수욕장은 해양수산부 해안 침식 조사에서 심각단계인 D등급을 받았습니다.
[변삼선 / 부산 기장군]
"조금만 파도치면 우리 집까지 올라와요. 모래가 없으니까요. 앞에 막아준다고 했는데 언제 막아주겠어요."
[황복녀 / 부산 기장군]
"태풍 치면 물 들어와서 난리 납니다. 태풍 오면 아들 집으로 갑니다. 피난 갑니다.“
인근 송정 해수욕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배영진 기자]
"몇 년 전만 해도 넓은 백사장을 자랑했던 송정은 연안 개발로 인해 해안선이 육지 쪽으로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방파제와 호안 도로를 만든 뒤 침식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2015년만 해도 보통 수준인 B등급을 유지했지만 1년 뒤 우려 수준인 C 등급으로,
지난 2019년엔 심각 수준인 D등급까지 떨어졌습니다.
부산지역 9개 해수욕장 중 C와 D등급을 받은 곳은 7곳,
보통인 B등급은 2곳에 불과합니다.
백사장을 지키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오는 2029년까지 1천4백억 원 예산을 들여 모래를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해안 침식이 심각했던 해운대의 경우 5년 간 90만 톤의 모래를 쏟아부었습니다.
15톤 화물차 5만9천 대 분량으로 쓴 예산만 430억 원입니다.
현재 B등급을 유지하고 있지만 자연적인 모래 감소는 막지 못하고 있습니다.
[임학수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박사]
"토사 이동이나 해안 침식에 대한 원인 규명 없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인공 구조물을 설계하고 시공하니까 침식 피해가 계속 나타났던 거 같아요."
백사장이 줄면 재해로부터 보호해 줄 완충지대도 사라집니다.
태풍이나 해일 등 피해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채널A뉴스 배영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영상편집 : 구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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