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직하고 평안한 한해를!"..유물로 보는 '소띠 해' 의미

안다영 2021. 2. 12.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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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60년 만에 돌아온 신축년, 흰 소띠 해입니다.

십이지 중 두 번째 동물인 소는 근면함과 우직함을 상징하죠.

특히 흰 소는 신성한 기운을 가져다준다고도 하는데요.

우리 역사 속 유물로 보는 소띠 해의 의미,

안다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쟁기를 끌고 흙을 고르는 소 한 쌍.

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입니다.

자연 속에서 자유롭게 노닐거나, 피리 부는 목동을 태우고 한가로이 거니는 모습에선 세속을 벗어난 여유로움이 느껴집니다.

조선 중기 이후론 누운 소 그림도 여럿 전해지는데, 풍수지리상 편안히 누운 소 모양의 땅이 명당으로 여겨질 만큼 '복'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김희재/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 : "기본적으로는 많은 농사일을 하기도 했지만 그만큼 소에 의지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기 때문에 소를 식구처럼 잘 다스리면서, 또 잘 이끌어가면서 생활을 하였습니다."]

조선 왕실 제사에서 소는 특히 귀한 제물로 여겨 종묘제와 사직제 등 가장 중요한 국가제례에만 사용됐습니다.

삶은 소고기는 소머리와 발굽 모양의 제기에 담아 제례 장소까지 가져갔습니다.

국가제례 때 술을 담는 항아리 역시 소의 모습을 본떠 만든 겁니다.

우리처럼 십이지 문화가 있는 중국에서도 소를 형상화한 다양한 유물이 전해지는데, 두 나라 모두 소와 관련된 세시풍습에는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오세은/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한국에는 입춘 전에 풀로 소를 만들어서 마을 입구에다 걸어놓는 풍습이 있었는데 중국도 흙으로 만든 소를 부수는 그런 풍습이 있었습니다. 흙 조각을 조금씩 조금씩 집으로 가져가게 되면 행운을 가져오고 그 해에 풍년이 든다는..."]

예로부터 십이지 가운데 우직함과 평안함을 상징했던 동물, 소.

특히, 신성한 기운이 있다고 전해지는 올해 흰 소띠 해에는 느린 걸음이라도 묵묵히 가다 보면 코로나 시대도 이겨낼 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어봅니다.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한종헌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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