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사퇴..하시모토 부상(종합2보)

남빛나라 2021. 2. 12.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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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적 발언 9일 만에 사임 표명
여성 올림픽 담당상 등 후임 거론
[도쿄=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이사·평의원 긴급 간담회에 참석한 모습. 이날 모리 회장은 여성 비하 발언을 사과하며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2021.02.12.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김예진 기자 = 12일(현지시간) 여성 비하 논란으로 파문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森喜朗)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사임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성차별적인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지 9일 만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 AP통신에 따르면 모리 회장은 이날 이사·평의원 긴급 간담회에서 "오늘부로 회장에서 물러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모리 회장은 "이번 나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큰 혼란을 불렀다. 위원회 등 많은 사람에게 큰 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또 여성을 멸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면서 해당 발언은 자신의 83년 인생에서 한 한심한 말이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령의 인사를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 행사를 총괄하는 자리에 앉혀 이 같은 사달이 났다는 지적과 관련해 "노인도 일본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해왔다"고 반박했다.

사임은 예견된 일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올림픽 취소론이 부상한 가운데 여성 비하 발언이 또 다른 악재가 되자 버티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여성이 많이 있는 이사회는 (회의에) 시간이 걸린다" 등의 발언으로 여성 비하 파문을 불렀다. 그는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으나 논란은 식지 않았다.

사태 초기만 해도 모리 회장은 물러나기를 거부했다.

하지만 스폰서가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모리 회장 규탄 청원에 동의한 누리꾼이 15만명을 넘었다.

올림픽 자원봉사자들은 줄사퇴 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가 모집한 자원봉사자 약 390명이 떠났다.

도쿄도가 자체적으로 모집한 자원봉사자도 최소 97명이 사퇴했다. 도쿄도 측은 9일 기준 모리 회장에 대한 불만과 항의를 1405건이나 받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후원하는 일본 도요타자동차는 10일 도요타 아키오(豊田章男) 사장 명의로 비판 성명을 냈다. 도요타는 올림픽 14개 최대 후원사 중 하나로, 4년마다 IOC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후원한다.

도요타 사장은 "올림픽·패럴림픽 정신에 공명해 스폰서가 되기로 했는데, 우리 도요타가 중요시해온 가치관과 달라 마음으로부터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모리 회장의 사퇴를 직접적으로 요구하진 않았지만, 문제 인식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충분한 압박이 됐다고 AP는 전했다.

NHK 취재에 응한 54개 기업 중 36개 기업은 "해당 발언을 용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IOC도 공식 성명을 통해 "완전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도쿄=AP/뉴시스] 1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모리 회장이 사임 의사를 표명한 건물 인근에서 올림픽 개최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플래카드를 들고 있. 2021.02.12.

모리 회장이 사퇴했지만 도쿄올림픽 개최 전망이 밝아진 건 아니라고 AP는 전했다.

예정대로라면 일본은 코로나19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5달 뒤인 7월23일 도쿄올림픽을 개최해야 한다.

일본에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개최를 명백히 지지하는 응답자는 15% 정도에 불과했다고 AP는 전했다.

모리 회장의 후임을 둘러싼 시선도 달갑지 않다.

앞서 복수 매체는 축구 선수 출신인 가와부치 사부로(川淵三郎)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이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모리 회장은 이미 11일 가와부치에게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84세인 가와부치는 83세인 모리 회장보다도 나이가 많다.

모리 회장이 여성 비하로 물러난 가운데 더 고령인 남성을 임명하면 또 논쟁이 촉발될 수 있다고 AP는 전했다.

불미스러운 일로 물러난 전임 회장이 후임을 지명하기보다는 투명한 절차로 선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런 분위기가 감지되자 가와부치가 입장을 바꿔 자신은 적절한 인물이 아니라고 거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언론들은 전직 올림픽 선수 등 회장을 맡을 자격이 있는 여성 후보군을 추리고 있다. 거론되는 건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유도 동메달을 딴 카오리 야마구치 등이라고 AP는 전했다.

이와 더불어 복수 일본 언론은 여성인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 담당상이 주요 후보로 떠올랐다고 전했다.

이날 모리 회장이 사임을 발표한 건물 인근에서는 약 30명이 모여 올림픽 대회 중지를 촉구했다. 이들은 "도쿄 올림픽을 중지하라", "모리 회장은 후임자를 결정할 자격이 없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th@newsis.com, aci2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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