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도쿄올림픽 조직위 회장 사퇴..후임에 하시모토 유력(종합)
[서울신문]
모리가 후임 지명한 가와부치는 스스로 고사
‘여성 멸시’ 발언 파문을 일으킨 모리 요시로(83)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이 발언에 책임을 지고 12일 사의를 공식 표명했다.
모리 회장은 이날 오후 도쿄에서 열린 조직위 이사·평의원 합동 간담회에서 “오늘로 회장직을 사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올림픽을 제대로 7월에 개최하는 것”이라며 “그 준비에 내가 있는 것이 방해가 되면 안 된다”며 사퇴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모리 회장은 “이번에 나의 부적절한 발언이 원인이 돼 큰 혼란을 초래했다. 이사 여러분, 평의원 여러분, 많은 분께 큰 폐를 끼쳐 정말로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모리 “여성 많으면 회의 오래 걸려” 발언 논란
모리 회장은 지난 3일 열린 일본올림픽위원회(JOC) 임시 평의원회에서 여성 이사 증원 문제를 언급하면서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 “여성은 경쟁의식이 강하다. 누군가 한 사람이 손을 들고 말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모두가 발언하게 된다”는 등의 발언으로 여성 멸시 논란이 제기됐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진 뒤 시대착오적이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모리 회장은 다음 날 자신의 발언을 철회하고 사죄했지만, 자원봉사자 수백명과 성화 봉송자 여러 명이 모리 회장의 발언을 이유로 사퇴하는 등 모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국내외의 압박이 거셌다.
모리 회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죄하면서도 회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국내외에서 비판 여론이 비등하자 결국 사퇴하게 됐다.
문제의 발언이 있고 나서 9일 만이다.
멋대로 후임 지명해 ‘밀실인사’ 논란도…백지화
그는 물러나면서도 절차를 건너뛴 채 사실상 후임자를 멋대로 지명해 ‘밀실인사’ 논란까지 불렀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모리 회장은 전날 사퇴 의사를 조직위 간부들에게 전달했고, 가와부치 사부로(84) 전 일본축구협회 회장을 만나 후임 조직위 회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다.
가와부치 전 회장은 이를 수락하며 모리 회장에게 조직위 고문으로 남아달라고 요청했고, 모리 회장은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혼란을 초래한 모리 본인에 의한 ‘밀실에서의 후계 지명’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직위 정관에 따르면 회장의 선임·해직 권한을 가진 것은 이사회이며, 회장은 조직위 이사 중에 선임하게 돼 있다.
현재 조직위 평의회 의장인 가와부치가 회장으로 선임되려면 우선 이사로 취임할 필요가 있는데, 이런 절차도 없이 모리 회장의 ‘입맛’대로 후임자를 결정해버린 셈이다.
이에 가와부치 전 회장은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꿔 조직위 회장 취임 요청을 받아도 거절할 생각을 나타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NHK는 전했다.
모리 회장에 의한 후임자 지명은 백지화된 셈이다.
하시모토 올림픽담당상, 후임으로 거론
조직위는 모리 회장의 후임을 선정하는 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장 교체를 위한 정식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모리 회장의 후임으로는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 담당상이 부상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하시모토 담당상은 이날 중위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자신이 조직위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보도는 알지 못한다”며 “조직위 합동 간담회에서 제대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시모토 담당상은 스피드 스케이트와 사이클 선수 출신으로 동계올림픽에 4차례, 하계 올림픽에 2차례 출전한 바 있다.
모리 발언에 침묵·옹호했던 정부·여당도 타격
모리 회장이 국내외의 압박에 굴복해 사임하는 모양새가 되자, 일본 정부와 여당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모리 회장의 여성 멸시 발언에 많은 자민당 의원들이 침묵을 지키거나 심지어 옹호했다. 모리 회장은 총리를 역임했고 은퇴 후에도 정계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자민당의 실세인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에서 모리 회장이 조직위를 계속 이끄는 것을 지지한 뒤 도쿄올림픽 자원봉사자의 무더기 사퇴에 대해 새로 모집하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또 다른 논란을 낳기도 했다.
스가 요시히데 총리도 조직위가 독립행정법인이라는 점을 내세워 조직위의 문제라며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일본 야당은 정부와 여당이 모리 회장의 발언 파문에 늑장 대응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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