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시위대, 총 발포에 맨손으로 맞서다 [오늘, 지구촌]
[경향신문]
미얀마 쿠데타 반대 시위는 한국의 설 연휴 기간 중에도 계속되고 있다. 또한 미얀마 군경의 시위 진압 강도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찰의 실탄 사격, 물대포와 최루탄 발사 등 강경 진압에도 불구하고 반대 시위는 더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로이터 통신은 12일 미얀마 동남부 해안 도시 몰라민에서 경찰이 쿠데타 규탄 시위대 해산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발사했다고 현지 매체의 SNS 영상을 인용, 보도했다. 시위대를 향해 돌진한 경찰이 한 명을 붙잡자 시위대가 돌멩이 등을 던졌고, 이후 최소 6발의 총성이 울렸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지난 9일 수도 네피도에서는 여성 시위대 한 명이 경찰의 실탄 사격에 머리를 맞고 현재 중태다. 9일 이후 경찰이 시위대에 총기를 발사한 것은 사흘 만이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음에도 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이날까지 7일째 최대 도시 양곤과 수도 네피도 등에서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수만 명 규모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13년 전 군부와 맞섰던 승려들도 시위에 발벗고 나섰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승려들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군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승려들은 지난 2007년 군사정권의 급격한 유가 인상에 항의하는 이른바 ‘사프란 혁명’을 주도하다가 군경의 강경 진압에 수백 명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바 있다.
또한 정부 부처가 있는 네피도에서는 공무원 수백 명이 유니폼을 입고 나와 시위를 벌이며 동료 공무원들에게도 파업을 촉구했다. 일부 도시에서는 경찰들도 시위에 가세했다. 양곤에서는 교사, 학생 등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미국대사관을 비롯한 외국 공관들 앞에서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시위 진압에 결국 유혈 사태로 번지자 국제사회도 군사정권을 더욱 압박하고 나섰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이번 사태가 미얀마 인권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 위한 특별 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또한 미얀마에 대한 제재를 권장하는 결의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긴급 연설을 통해 ‘미얀마 군부의 권력 포기와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민주 인사들에 대한 석방’ 등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군부가 정한 공식 국명인 미얀마 대신 옛 명칭인 ‘버마’를 사용하기도 했다.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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