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고발 SNS 봉쇄?..미얀마군, 中 '만리방화벽' 도입 의혹

김남권 2021. 2. 12.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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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쿠데타 상황을 전 세계에 생생히 고발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막기 위해 군사정권이 중국의 도움을 받아 강력한 감시와 통제가 가능한 입법을 추진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미얀마 군정이 중국과 같은 인터넷 검열·통제 시스템 구축을 돕기 위해 중국이 IT 기술자들을 파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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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감시·통제 사이버법 추진에 중국, IT전문가들 파견" SNS서 확산
양곤 중국 대사관 앞에서 중국의 미얀마 군부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대 [트위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김남권 특파원 = 미얀마 쿠데타 상황을 전 세계에 생생히 고발하고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막기 위해 군사정권이 중국의 도움을 받아 강력한 감시와 통제가 가능한 입법을 추진 중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2일 현지 언론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은 최근 새로운 사이버 법안을 만들어 자국 정보기술(IT) 업계의 검토와 의견 수렴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에 따르면 우선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는 개인의 인터넷 주소(IP)와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주소 그리고 3년간의 활동 이력 등을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

또 당국은 언제 어느 때라도 개인의 소셜미디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수상한 행동을 감지하면 당국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이뤄지는 메시지를 중간에서 가로챌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곤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사이버법' 중단 및 미얀마 군부에 대한 중국의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대. 2021.2.11 [이라와디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익명을 요구한 한 IT 업체 대표는 이라와디에 '사이버법'에 규정된 그런 그런 방화벽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오직 중국만이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사이버법 아래에서는 IT 업체들이 사용자 데이터를 당국에 제공하는 것이 의무가 될 것"이라며 "아무도 안전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당국의 감시하에 놓일 것이라는 게 가장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불리한 정보를 걸러내기 위해 민감한 해외 사이트나 SNS를 차단하는 강력한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해외에서는 이를 중국의 만리장성(The Great Wall)에 빗대어 '만리 방화벽'이라고 부른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사흘째인 3일 5천400만명 인구의 절반가량이 사용하는 페이스북 접속을 차단한 데 이어 5일에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차단한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인터넷 사용에 능한 이른바 Z세대가 가상사설망(VPN) 등을 통해 우회해 무력화시켰다.

이 때문에 미얀마 군정이 중국의 지원을 받아 보다 더 강력한 인터넷 차단 조처를 하려 한다는 게 시위대의 주장이다.

미얀마 군부의 '뒷배'로 평가되는 중국은 국제 사회의 쿠데타 비판 움직임에 거리를 두고 있다.

이런 의혹은 SNS를 통해 더 확산하고 있다.

SNS에서 미얀마 네티즌들이 '중국 IT전문가 탑승설'을 제기하는 중국 항공기. 양곤 공항 활주로에 착륙한 모습을 찍은 장면으로 알려졌다. 양곤 주재 중국 대사관은 수산물을 실은 정기 화물기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중국 윈난성 쿤밍을 출발한 5대의 화물기가 지난 9일 양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면서 화물기 항로와 편명을 알리는 글들이 급속히 퍼졌다.

네티즌들은 미얀마 군정이 중국과 같은 인터넷 검열·통제 시스템 구축을 돕기 위해 중국이 IT 기술자들을 파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곤 주재 중국 대사관은 해당 화물기는 양국간 정기 화물편으로 수입 수산물을 싣고 있다고 의혹을 부인했지만, 시위대는 이를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분위기다.

쿠데타 이후 사실상 외국에서 오는 모든 항공기 착륙이 금지됐기 때문이다.

시위대는 이러자 10일부터 양곤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수백 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사관 앞에는 '지금 당장 수산물을 우리에게 나눠달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고 이라와디는 전했다.

sou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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