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료 3840원 내느니 넷플 1만원"..KBS '여론장벽' 넘을까

오상헌 기자 2021. 2. 12.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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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연봉 등 논란에 인상반대 여론 높아져..방통위원장 "KBS혁신·제도개편·국민공감대 있어야"
KBS 전경

"KBS 수신료 인상 문제는 국민 공감대를 전제로 한다. 제도 자체가 그렇게 설계돼 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지난 9일 YTN 라디오와 대담에서 KBS 수신료 인상 추진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KBS 수신료 인상 여부를 국회 의결로 결정하도록 한 방송법 자체가 국민적 동의를 전제로 한 절차라는 것이다. 한 위원장은 "KBS 이사회가 의결을 하면 표현 그대로 방통위를 거쳐서 국회로 간다"고 했다.

그는 또 "KBS의 대대적인 경영 혁신이나 자기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 국민들이 공적 부담으로 지불하는 수신료가 어떻게 쓰였는지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제도적 장치와 국민 공감대가 형성될 때가 수신료 인상 문제를 결정할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말을 종합하면 KBS의 뼈를 깎는 자성과 혁신, 투명하고 합리적인 수신료 제도 개편 등을 전제로 국민적 동의가 있어야 수신료 인상안의 국회 의결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뜻으로 읽힌다.방통위는 KBS의 수신료 인상 추진과 별개로 공영방송의 공적역할 강화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한 수신료를 산정하는 수신료위원회 설치 근거법(방송법 개정안)을 오는 6월쯤 국회에 제출한다. KBS는 지난 달 말 월 2500원인 수신료를 3840원으로 올리는 조정안을 이사회에 상정했다. 이달 여론조사와 공청회를 진행하고 이사회 논의를 본격화한다.

이사회 상정 이후 여론 추이만 놓고 보면 현재로선 수신료 인상안의 국회 통과 가능성은 그리 커 보이지 않는다. 코로나19 확산이 방송의 공적책무와 공영방송의 역할 확대 필요성을 새삼 상기한 측면이 많지만, 역으로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준조세 성격의 수신료까지 더 내야 하느냐"는 반발을 불렀다. 일각에선 "내가 원해서 넷플릭스에 매달 내는 1만원보다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2500원(수신료)을 의무적으로 내는 게 더 아깝다"는 말까지 나왔다.

설 연휴를 즈음해 나온 여론조사기관의 조사 결과도 KBS 수신료 인상 추진 과정에서 느껴지는 일반의 정서와 비슷하다. 지난 10일 미디어리서치가 전국 만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KBS 수신료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은 7.1%에 그쳤다. 반면 수신료 폐지 의견이 44.2%로 가장 많았다. 현행 수준 유지는 32.0%, 수신료 인하는 15.6%였다. 국민 10명 6명은 KBS 수신료를 인하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답한 셈이다.

KBS의 공영방송 역할 수행 질문에도 긍정 의견은 27%에 그친 반면, 부정 의견이 69%로 압도적이었다. 이에 앞서 미디어오늘이 리서치뷰와 지난달 28~3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도 KBS 수신료 인상 반대 의견이 4명 중 3명 꼴인 76%로 찬성(13%)을 압도했다.

KBS에 대한 비판 여론이 더 커진 데엔 잇단 방만경영·정치 편향성 논란과 미흡한 대응,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맞물린 야권의 공세 강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신료 인상안에 담긴 자구안과 경영 혁신안이 국민 눈높이에 못 미치거나 와 닿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언경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장은 "공영방송 KBS의 재난·지역방송, 장애인·소수자 서비스 확대를 요구하려면 비용이 필요하고 그것이 바로 수신료라는 점까지 무시해선 안 된다"면서도 "KBS가 먼저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상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KBS는 이달 여론조사와 공청회를 실시하고 수신료 인상을 위한 이사회 논의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KBS 수신료 인상 여부는 이사회 의결과 방통위 제출, 국회 의결 순으로 결정된다. KBS 이사회가 수신료 산출 내역과 시청자위원회 의견, 여론 수렴 결과, 이사회 심의·의결 내역 등을 방통위에 제출하면 방통위는 접수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수신료 금액에 대한 의견서와 승인 신청서를 첨부해 국회에 제출하고 여야가 논의해 의결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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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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