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문제, 미중 관계 재설정의 시작점 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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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 정상 간 전화통화가 이뤄진 가운데, 이란 핵문제가 미중 관계 재설정의 첫 단추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중국 싱크탱크 세계화센터 주임 왕후이야오(王輝耀)는 "(JCPOA 체결 당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주도한 만큼 더욱 운전자에 가까웠다"면서 "미중이 분명 같은 목표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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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의 對이란 입장 근본적으로 달라" 회의론도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 정상 간 전화통화가 이뤄진 가운데, 이란 핵문제가 미중 관계 재설정의 첫 단추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홍콩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이번 통화에서 양국 정상이 협력 필요성을 밝혔지만 견해차가 큰 만큼, 이란 핵이나 기후변화 문제와 같이 신뢰 구축을 위한 공동의 이슈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SCMP는 판단의 근거로 마자오쉬(馬朝旭)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과 미국의 대(對)이란 특사인 로버트 말리가 10일 '깊은 논의'를 했다는 점을 들었다.
마 부부장은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으며, 양국 관계 재설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마 부부장은 2013년 이란 핵 문제 협상 시 중국 대표단을 이끌기도 했다.
이 협상들이 이어져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 당시인 2015년 미국·이란·중국과 독일 등 유럽국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가 체결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때인 2018년 파기됐다는 것이다.
말리 특사도 JCPOA 체결에 참여했으며, 이번에 이란을 다시 협상장으로 복귀시킬 임무를 맡게 됐다.
아랍에미리트(UAE) 자이드대학의 조너선 풀턴 교수는 중국이 이란의 우방국이지만 미중 간 협력의 여지가 있다면서 "이란 문제는 미중 양국이 협력을 위해 건설적 방안을 찾을 수 있는 분야"라고 평가했다.
중국 싱크탱크 세계화센터 주임 왕후이야오(王輝耀)는 "(JCPOA 체결 당시)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을 주도한 만큼 더욱 운전자에 가까웠다"면서 "미중이 분명 같은 목표를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칭화대-카네기 세계정책센터의 천치(陳琪)는 "미국의 JCPOA 파기 이후 상황이 변했다"면서 "미국이 재협상을 할지도 분명치 않다"고 신중론을 폈다.
팡중잉(龐中英) 중국해양대학 교수도 "미중이 이란 문제에서 얼마나 협력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면서 "중국이 조정을 위해 미국과 협력할 수 있겠지만, 이란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이란 핵 합의 복귀를 공언했지만, 이행 절차와 방식을 놓고 미국과 이란간에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란은 제재 해제를 선행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이란이 먼저 원래 합의 준수로 복귀해야 한다고 맞서는 상황이다.
이란은 지난달 우라늄 농축 농도를 20%로 상향하는 작업을 한 데 이어, 최근에는 금속 우라늄을 생산하면서 JCPOA를 위반한 상태다.
싱가포르국립대 리콴유 공공정책학부의 드루 톰프슨은 이란에 대한 미국과 중국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면서 "중국이 이란에 대해 외교적·경제적 강압책을 택하지 않는 한 미중간 공통 기반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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