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러 올 사람도 없고..코로나가 '제사상' 바꿨다

김지현 기자 2021. 2. 1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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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설 명절 상차림도 바꿔 놨다.

김씨는 "올 설 아이들 모두 각자 집에서 안전하게 보내기로 했다"며 "허리도 좋지 않은데다 일손도 부족해 소포장 되어 나오는 음식들을 주문해 상을 차리고 아이들과 영상통화로 안부를 주고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씨는 "설 대목엔 사과나 배 등 제사상에 올라가는 과일들이 인기가 많았는데 코로나19로 제사를 생략하는 집들이 많아지며 올해 판매량이 70%로 줄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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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설 명절 상차림도 바꿔 놨다. 차례 음식을 간소화하고, 정부의 외출 자제 요청에 외식 대신 집에서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는 사람도 늘었다. 반면 설 명절 특수가 사라져버린 전통시장 등 상인들의 얼굴엔 그늘이 드리웠다.
“먹을 사람 없어 낭비”…제사상 간소화하거나 건너뛰어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음식배달대행 종사자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 거주하는 최모씨(78) 부부는 올 설 제사 상차림에 쓰던 돈을 절반가량으로 줄였다. 올 설 첫째 아들 식구를 제외하고는 고향에 내려오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음식을 많이해도 어차피 버려야 한다"며 "설에 택배를 부치기도 애매하니 올해는 차례에 올리는 음식 가짓수와 양을 줄였다"고 밝혔다.

충남 당진에 살고 있는 김모씨(66)는 올해 주문음식으로 제사상을 차린다는 계획이다. 김씨는 "올 설 아이들 모두 각자 집에서 안전하게 보내기로 했다"며 "허리도 좋지 않은데다 일손도 부족해 소포장 되어 나오는 음식들을 주문해 상을 차리고 아이들과 영상통화로 안부를 주고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며느리들 사이에선 반갑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최모씨(33)는 "며느리 중 막내라 명절마다 시댁에 내려가면 눈치도 보이고, 집안일들을 나서서 도맡아 해야 했는데 올해는 그런 부담이 줄어 좋다"고 했다.

배달 업계는 매출 증가, 전통시장 등 상인들은 한숨
설날 연휴를 하루 앞둔 한산한 서울 강남구 영동전통시장의 길목.

5인 이상 집합 금지 조치가 연장되고, 방역 당국이 외출 자제를 당부하면서 외식 대신 연휴기간 동안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이들도 많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자취를 하는 직장인 김모씨(30)는 “연휴동안 집에 혼자 지내면서 음식을 시켜먹을 예정”이라며 “웬만한 메뉴는 어플에 다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했다. 윤씨 역시 “연휴 내내 삼시세끼 집에서 차려먹을 순 없으니 배달앱을 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음식 배달 매출은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9월30일~10월4일) 국내 식품외식업체들의 배달 매출이 전년대비 최고 50%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 음식 증가에 전통시장 등 설 연휴 동안 매출을 끌어올렸던 상인들은 걱정이 늘었다.

서울 강남구 영동전통시장에서 떡집을 하고 있는 김모씨(65)는 “방문하는 손님 숫자도 줄었지만 사가는 양 자체가 줄었다”며 “보통 손님들이 1만원어치를 사갔다면 올 설엔 5000원치 정도씩만 구입해 가고 있다”고 했다.

과일 가게를 하는 신모씨(54) 역시 지난해 설보다 올 설이 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신씨는 “설 대목엔 사과나 배 등 제사상에 올라가는 과일들이 인기가 많았는데 코로나19로 제사를 생략하는 집들이 많아지며 올해 판매량이 70%로 줄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경기도 좋지 않고 장바구니 물가도 오른 데다 명절 특수도 사라지니 갑갑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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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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