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게임 장관' 떠나보내는 게임업계..산업 진흥에 촉각

김한준 기자 2021. 2. 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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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황희 후보자 "셧다운제 폐지 산업과 교육계 목소리 들을 것"

(지디넷코리아=김한준 기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지난 10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로써 황희 후보자의 문체부 장관 임명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만 남겨두게 됐다.

황희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은 수월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9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는 황희 후보자가 박사 학위 과정에서 작성한 논문의 베끼기 의혹과 '한 달 생활비 60만 원' 의혹 및 병가를 내고 스페인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오느라 국회 본회의에 불참했던 일을 지적하는 야당 측 의원들의 질의가 이어지며 다음날 자정이 되서야 마무리 될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됐다.

또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는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에 항의하며 퇴장해 여당 단독으로 보고서가 채택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황희 의원(사진=뉴스1)

황희 후보자의 장관 임명이 목전에 다가오며 게임업계는 이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황희 후보자가 부동산과 도시 전문가로 활약해 온 반면 콘텐츠산업과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알린 바가 없기 때문이다.

황희 후보자 임명 당시 의원실 관계자는 이런 의구심에 대해 "게임산업과 콘텐츠산업에 꾸준한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입장은 황희 의원이 추후 직접 공개할 것이다"라고 말했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입장이 전해지지는 않았다.

박양우 장관이 취임 초기부터 게임산업에 대한 본격적인 진흥책을 마련할 것임을 알리며 꾸준히 게임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했기에 이런 장관 교체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실제로 박양우 장관은 취임 후 게임산업이 반길만한 소식을 꾸준히 전해왔다. 지난 2019년 11월 진행된 게임대상 시상식에 나서 정부가 게임산업의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 약속하고 이듬해인 2020년에 문체부가 게임산업중장기계획을 공개하고 게임업계 관계자와 관련 협단체와 꾸준한 의견 수렴 과정을 이어왔다.

이와 함께 박양우 장관은 지난 5월에는 게임업계 및 협단체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게임산업에 대한 세제 혜택 필요성을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2019 대한민국 게임대상 현장을 찾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당시 박양우 장관은 "제조업은 경제 발전을 이룩하기 시작한 때부터 많은 세제혜택과 금융혜택을 입었고 여전히 정부 정책에서 우선시되는 현실을 부인할 수 없다. 게임산업을 전통산업에 비해 홀대해서는 안 되며 오히려 더 우대해줘야 한다"라며 "게임업계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렇듯 친게임 행보를 보였던 박양우 장관이 물러나고 황희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면 게임산업에 대한 문체부의 향후 방침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게임업계에서 감지된다. 게임업계는 이미 장관 교체가 산업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를 도종환 전 장관과 박양우 장관을 겪으며 강하게 체감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 퍼블리셔 관계자는 "문체부는 기존에 발표한 정책을 연속성을 갖고 추진한다는 방침으로 알고 있다. 다만 장관이 교체된 후에 이에 대한 정책 추진을 위한 적극성에는 차이가 생길 수는 있을 듯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콘텐츠산업에서 영화와 관광, 체육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 반면 게임산업은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에 장관이 교체되면 게임산업보다는 정책 비중이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분야로 옮겨가며 게임산업이 상대적으로 홀대받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라고 말했다.

이런 우려 속에서 진행된 지난 인사청문회는 황희 후보자가 지닌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도덕성 검증이 주를 이뤘던 지난 인사청문회였지만 게임산업에 대한 질의도 중간중간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황희 문체부 장관 후보자(사진=뉴스1).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상직 의원은 모태펀드 문화계정을 통해 크게 성장한 기업의 사례로 크래프톤을 거론하며 이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황희 후보자에게 질의했다.

이에 황희 후보자는 해당 사례에 대해서 알고 있지는 않다고 말한 후 "콘텐츠 산업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에 적극 공감하고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셧다운제 폐지에 대해서는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접점을 찾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이 게임산업 발전을 위해 셧다운제 폐지와 같은 규제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자 황희 후보자는 "게임은 우리 콘텐츠 산업에 있어 너무나 중요하다. 셧다운제 폐지의 경우 산업적 측면과 학부모가 걱정하는 교육적 측면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현장 목소리를 들으며 접점을 찾겠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미국 디즈니랜드처럼 우리나라에도 게임산업에 대한 모든 것이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이런 곳이 있다면 새로운 시장이 창출될 것이다"라며 장관으로 임명되면 이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한준 기자(khj1981@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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