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에 방점 찍은 전원회의..김정은, 경제부장 교체하며 의지

이설 기자 2021. 2. 12. 11:2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8차 당 대회 지적한 간부 태도 재차 문제 삼아
'경제 절실함' 상기하고 미진 땐 교체 가능성 시사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2월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된 가운데, 김정은 당 총비서가 회의를 지도하고 있다. 그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여러 부문 사업들을 신랄히 비판했으며 "경제지도일꾼들의 사업태도와 일본새(일 태도)에서 실제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8일부터 나흘간 지도한 전원회의는 '경제'에 방점이 찍혔다. 경제 여러 부문 사업을 신랄히 비판한 데 이어 한 달 만에 당 경제부장을 교체하는 등 성공적 개혁에 대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2월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었다"면서 김 총비서가 전원회의를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8일간의 8차 당 대회를 마친 뒤 약 한 달 만에 다시 전원회의를 나흘이나 진행한 것이다. 그만큼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수행 첫 해인 올해 첫 달부터 기강을 제대로 잡고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김 총비서는 내각에서 작성한 올해 인민경제계획은 "그전보다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면서 여러 부문의 사업을 신랄히 비판했다. 이는 8차 당 대회에서 당과 내각 간부들의 업무 태도를 질타했음에도, 올해 계획 수립과정에서 잘못된 모습이 반복됐음을 김 총비서가 재차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농업부문에서는 농사조건이 불리한 현 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올해 알곡생산목표를 주관적으로 높이 세워놓았고 전력공업과 건설, 경공업 부문들은 오히려 계획을 낮췄다며 모두 '관료주의'와 '편향'이라고 비판했다.

지난달 8차 당 대회를 통해 경제 부문 개혁에 착수한 김 총비서가 올해 경제 계획부터 하나하나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는 북한 내부 경제 사정까지 가감없이 드러내며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금속, 화학, 기계공업 부문의 주요공장, 기업소들과 전국의 지방산업공장들, 농업부문에서는 전기를 조금이라도 더 보장해줄 것을 애타게 요구하고 있으며 탄광, 광산들에서도 전기가 보장되지 않아 생산이 중지되는 애로들이 존재"하는데 내각과 국가계획위원회, 전력공업성에서는 올해 전력생산계획을 현재 수준보다 낮게 세웠다고 말했다.

김 총비서가 당 대회에서 천명한 '인민대중제일주의'에 따라 인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경제 효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드러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가 2월 8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됐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2일 보도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이번 전원회의에서 여러 부문 사업들을 신랄히 비판했으며 "경제지도일꾼들의 사업태도와 일본새(일 태도)에서 실제적인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특히 김 총비서는 지난달 당 대회에서 경제부장으로 임명한 김두일을 오수용으로 교체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그만큼 올해 첫 달 성과가 중요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오수용 신임 경제부장은 김 총비서 집권 이래 수년간 경제부장을 지내다 최근 군수사업을 총괄하는 제2경제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지난 당 대회에서 '세대교체'를 시도했지만 당면한 경제 문제가 절박한 만큼 검증된 인물을 다시 내세운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김 총비서가 이번 전원회의 기간 간부들의 업무 태도를 자주 지적한 만큼, 향후 간부들의 수시 교체도 예상된다. 성과를 내지 못할 땐 경질하고 능력있는 인물은 과감히 승진시키는 등 변동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김 총비서가 "국가와 인민의 이익을 침해하고 당의 결정지시 집행을 태공하는 단위특수화와 본위주의 현상을 더 이상 그대로 둘 수 없으며 당권, 법권, 군권을 발동하여 단호히 쳐갈겨야 한다"라고 특별히 언급해 대규모 숙청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김 총비서가 새로운 5개년 계획 첫 달부터 고삐를 바짝 당김에 따라 향후 1~2년에 성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 통제'를 강화하면서 개별 경제주체들의 시장활동이 축소돼 경제 성과는 미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시장활동 위축은 결국 주민들의 생활고를 더욱 심화될 것이고, 국영기업들의 경영 어려움도 가속화시킬 수밖에 없다"면서 "국가가 통제하고 주도하는 시장화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얼마나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을지 좀 더 관찰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한편 향후 경제 부문 사업은 태스크포스(TF)격인 '비상설 경제발전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사안의 시급성에 따라 비상설 기구를 조직하는데, 이번 전원회의에서도 '비상설 경제발전위원회'의 설립이 확인됐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비상설 경제발전위원회는 내각과 당, 군이 협력하는 합동 기관으로 추정되지만 내각이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내각 간부를 교체하지 않고 당 경제부장을 교체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는 당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sseol@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