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불법 영상 없다더니 국과수가 '발견'..경찰 수사에 피해자 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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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 여자 화장실에서 발견된 카메라설치한 사람은 '원장'지난해 11월 26일.
피해자들은 경찰이 오기 전 원장이 "오래전부터 불법 촬영을 했었고 2층 여자 화장실뿐만 아니라 1층 화장실에서도 촬영했었다"라고 말했다며, 추가 범죄를 의심했습니다.
당초 피해자들이 주장하던 대로, 2층 화장실뿐만 아니라 1층 화장실에서 장기간 불법 촬영을 한 영상이 국과수 감식에서야 드러난 겁니다.
피해자들이 불법 촬영을 경찰에 신고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넘은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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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 여자 화장실에서 발견된 카메라…설치한 사람은 '원장'
지난해 11월 26일. 초등학생 50여 명이 다니는 경북 구미의 한 학원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전화가 발견됐습니다. 변기 위 화분 속에서 발견된 이 휴대전화는 켜져 있는 상태, 즉 동영상 촬영 중이었는데요.
이 휴대전화의 주인, 다름 아닌 10년 넘게 이 학원을 운영해온 40대 원장이었습니다.
당시 휴대전화에는 11월 25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원생과 강사 등 여성 10여 명의 신체 부위를 찍은 영상 2건이 담겨 있었습니다.
■ 증거 확보 중요한데…경찰 수사는 지지부진
피해자들은 경찰이 오기 전 원장이 "오래전부터 불법 촬영을 했었고 2층 여자 화장실뿐만 아니라 1층 화장실에서도 촬영했었다"라고 말했다며, 추가 범죄를 의심했습니다. 이 때문에 원장을 신고 당일 귀가시켜선 안 되고, 증거 확보가 시급하다고 호소했었는데요.
그러나 경찰은 신고 당일 원장을 임의동행으로 연행했다가 그날 귀가시켰고, 그 후 6일이나 지나서야 원장이 사용하는 휴대전화와 학원 컴퓨터를 압수했습니다.
초기 증거 확보가 중요한 성범죄에서 증거를 인멸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 셈입니다.
경찰 관계자(음성변조)
"그걸 압수하려면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아무 근거 없이 한 건으로 해서 모든 걸 압수할 수는 없잖아요, 그죠? 거기서 더 이상 어떤 조치를 하기에는 또 사용한 핸드폰 확인했고, 컴퓨터 저장해서 빼내고 증거 수집도 하고.."
경찰은 또, 웹하드나 클라우드 등에 대한 영상 저장 여부를 확인하라는 경찰청의 성범죄 표준 조사 모델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는데요.
경찰청 표준 조사 모델은 불법 촬영 사건 발생 시 휴대전화 등 저장매체 및 웹하드·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불법 촬영물 저장 여부 확인, 이메일·메신저 등도 점검해 유포 여부를 확인할 것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
"클라우드에 들어가서 전송한 이력이 남는다면 보면 알겠지만, 그 부분에 대해선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인터넷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 KBS 취재 시작되자 '국과수'에 포렌식…추가 영상 더 있었다
경찰은 KBS 취재가 시작되자 경북경찰청 디지털 포렌식 결과 삭제된 영상 등 추가 영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피해자들의 불안 해소를 위해 원장에 대해 구속 영장을 신청하고 증거 물품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2차 의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그 결과 경찰이 놓쳤던 추가 범행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는 건데요.
당초 피해자들이 주장하던 대로, 2층 화장실뿐만 아니라 1층 화장실에서 장기간 불법 촬영을 한 영상이 국과수 감식에서야 드러난 겁니다.
■ 국과수 포렌식과 다른 경찰 포렌식?… 피해자 "경찰만 믿었는데"
그러나 이 같은 해명 속에 어떤 피해자가 앞으로 경찰의 디지털 포렌식을 믿고 맡길 수 있을까요?
피해자들이 불법 촬영을 경찰에 신고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넘은 상황. 피해자들은 불법 촬영물이 유포됐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혹은 나중에 유포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아야만 합니다.
피해자들은 취재진과의 만남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힘없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경찰밖에 믿을 사람이 없는데, 경찰은 저희 편이 아닌 것 같아요."
[연관 기사]
원장이 학원 화장실 ‘몰카’…늑장 수사에 불안감
https://news.kbs.co.kr/news/view.do?ncd=5074242
불법 영상 없다더니 국과수가 ‘발견’…경찰 부실수사 의혹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14987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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