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실종된 용돈, 엄마 웃고 아들 울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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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가족 간 만남이 제한됐다.
올해 설 가족과 친척이 모이지 못해 아쉬운 사례를 모았다.
그래서 올해 설 기대가 컸다.
올해 설에도 못 올 것 같다고 전화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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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로 가족 간 만남이 제한됐다. 예년과 달리 고향에 가지 않고 집에서 명절을 보내는 가정이 많다.
많은 가족과 친척이 모여 시끌벅적 즐거운 설 풍경을 보기 어렵다.
특히 아이와 학생에게 설은 더욱 특별하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반가운 가족과 친척을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세뱃돈으로 두둑한 용돈까지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설 가족과 친척이 모이지 못해 아쉬운 사례를 모았다.
#1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A군(14살)은 올해 명절이 싫다.
-중학생이 되면서 올해부터 용돈을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 어릴 때 받은 대부분의 용돈은 모두 부모님이 가졌다.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중학생이 된 올해부터 스스로 용돈 관리를 하라신다. 이제 세뱃돈은 진짜 내 돈이다. 그래서 올해 설 기대가 컸다.
돈을 받으면 뭘 할지 고민도 많이 했다. 친구에게 멋지게 한턱 쏘거나, 예쁜 운동화를 사려 했다. 설엔 10만원을 훌쩍 넘는 용돈을 챙길 수 있으니까.
그런데 웬걸. 올해는 아니다. 부모님이 친가도, 외가도 가지 않고 집에 있겠다고 한다. 엄마는 내 세뱃돈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데 엄마는 즐거운 것 같다. 왜지?
#2 서울시 용산구에 사는 B양(12살)은 올해 명절이 싫다.
-나는 음력 생일을 챙긴다. 할아버지 때문이다. 한국 사람이라면 음력으로 생일을 챙겨야 한다고. 싫지만 할 수 없다.
좋은 점도 있다. 내 생일은 항상 민족 대명절이다. 올해도 마찬가지. 가족 친지 모두 모이는 설 연휴가 내 생일이다. 언제나 내 생일은 시끌벅적. 세뱃돈은 기본, 생일 선물까지 받을 수 있다. 언제나 두둑했다.
어렸을 땐 몰랐다. 돈이 좋은지.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니 실감한다. 돈 쓸 데야 널렸다. 난 이제 커피숍에 가서 친구와 딸기 스무디를 먹는다. 돈이 필요하단 사실을 안다. 그래서 기대가 컸다. 세뱃돈에 생일 선물까지.
그런데 웬걸. 올해는 아니다. 부모님이 친가도, 외가도 가지 않고 집에 있겠다고 한다. 엄마는 내 세뱃돈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런데 엄마는 즐거운 것 같다. 왜지?
#3 경상남도 진주시에 사는 C양(19살)은 올해 명절이 싫다.
-난 고3이다. 우리 집은 장남-장손 집안이다. 난 맏딸이다.
집에서 차례를 지내다 보니 명절마다 친인척으로 북적인다. 그만큼 엄마랑 차례 음식을 만드느라 힘들다. 명절 때마다 늘 엄마를 돕느라 하루종일 시달린다.
그래도 좋다. 올해 세뱃돈이면 태블릿PC를 살 수 있다. 두둑한 세뱃돈을 챙길 수 있으니까. 그동안 모아놓은 돈과 합쳐 내 힘으로 태블릿PC를 사겠다.
근데 올해 작은 아버지도, 삼촌도, 사촌 형제도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럼 내 용돈은?
엄마는 내 세뱃돈은 아랑곳하지 않고 즐거운 것 같다. 이유를 알 것 같다.
#4 인천시에 사는 D씨(68세)는 올해 명절이 싫다.
-난 손주가 5명 있다. 하나 같이 귀엽고 예쁘다. 막내 손주는 이제 3살이다. 매일 보고 싶다.
우리 아들과 며느리, 딸과 사위는 매년 추석, 크리스마스 혹은 연말연시, 설에 번갈아가며 온다. 코로나19(COVID-19)로 지난해 추석에도 크리스마스에도 연말연시에도 못 왔다.
올해 설에도 못 올 것 같다고 전화가 왔다. 그 예쁜 손주 얼굴을 못 본 지 한참 됐다. 명절이라고, 연휴라고 별로 즐겁지 않다. 남편과 둘이 있으니 매일 같은 하루다.
동네 친구들과 밥을 먹는데 세뱃돈 이야기가 나왔다. 한 친구가 손주 세뱃돈을 모바일 송금으로 보냈다고 한다.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 대뜸 "센스 없는 할머니네"라며 핀잔을 준다.
아니, 얼굴도 못 보는데 세뱃돈을 준다고? 이해를 못하겠다. 그래도 딸에게 전화해야겠다. 모바일 송금이 뭐냐고. 어떻게 하는 거냐고. 내 사랑하는 손주들에게 세뱃돈 주고 싶다고.
#정부는 설 연휴 기간을 특별방역관리 기간으로 정했다.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뿐 아니라 철저한 방역 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4인 이하라도 가급적 모임과 만남을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10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3차 유행이 아직까지 안정화 된 상태가 아니고 계속해서 진행 중"이라며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등)방역 당국의 조치를 꼭 지켜주길 거듭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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