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정주행 한번 해볼까"..설 연휴 영화관은 옛말

유승목 기자 2021. 2. 1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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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명절 여가 지형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콘텐츠 이용 공간으로 코로나19 이전 11.7%의 비중을 차지했던 극장은 3.60%로 급감했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가를 소비하는 기준이 극장에서 집이나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있다"며 "명절 연휴에도 코로나19 감염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OTT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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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여가 소비지형도 바뀌는 추세..명절 필수요소 극장 대신 OTT·웹툰 보며 '집콕' 수요 늘어

#매년 명절연휴에 극장을 찾았던 직장인 이모씨(30)는 이번 설에는 영화관 대신 넷플릭스를 택했다. 코로나19(COVID-19) 우려에 가족들과 집 밖을 나서는 대신 집에서 최신 영화를 본다는 계획이다. 이씨는 "최근 넷플릭스로 개봉한 '승리호'를 거실 TV로 연결해 보려한다"며 "극장에서도 안하는 영화를 집에서도 볼 수 있는데 굳이 나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대학생 김모씨(26)도 이번 설 연휴에 '집콕'할 예정이다. 영화관을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대신 태블릿PC로 웹툰을 정주행하기로 마음 먹었다. 김씨는 "코로나19로 생활패턴이 집에서 머무는 쪽으로 바뀌었다"며 "최근 유행하는 영화, 드라마 원작 웹툰을 보면 심심하지 않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명절 여가 지형도가 크게 바뀌고 있다. 명절 필수요소로 꼽히는 영화관이나 테마파크 방문도 옛말이 됐다. 집에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웹툰 등 언택트(Untact·비대면) 콘텐츠를 즐기면서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낳은 풍경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부터 지속되고 있는 '집합금지' 등 고강도 방역조치로 불특정 다수와 마주칠 수 밖에 없는 영화관이나 테마파크 나들이 심리가 크게 가라앉았다.

대신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여가에 대한 관심이 급증세다. 오프라인(콘택트) 위주였던 콘텐츠 소비 지형도가 온라인(언택트)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분석에 따르면 콘텐츠 이용 공간으로 코로나19 이전 11.7%의 비중을 차지했던 극장은 3.60%로 급감했다.

극장을 찾는 대신 집에서 여가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최근 1년 간(2019. 8.1~2020. 7.31) 국민 문화예술행사 관람횟수는 3.1회로 전년 대비 3.2회로 급감했지만, OTT 이용 경험은 38.8%로 전년 대비 11.4%p 증가했다.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지난해 설 연휴와 지역감염이 확산했던 추석 연휴 극장 관객 수 차이가 이 같은 변화를 말해준다. 지난해 설 연휴(1.24~27) 극장을 찾은 인원은 494만8000명에 달했지만, 추석(9.30~10.4)은 180만9700명으로 63.4% 감소했다. 별 다른 기대작이 없고 나들이 심리가 가라앉은 이번 설도 비슷할 것이란 관측이다.

반면 극장의 대체재로 꼽히는 OTT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영화를 주무기로 한 국내 OTT 왓챠는 지난달 서비스 3년 만에 누적 앱(어플리케이션) 다운로드가 1000만을 넘었다. 넷플릭스도 지난해 연간 결제액만 전년(2483억원) 대비 108% 증가한 5173억원으로 추정된다.

이 뿐 아니라 OTT와 웹툰 등 신개념 콘텐츠들의 약진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국내 최대 기대작이었던 영화 '승리호'가 지난 5일 극장 대신 넷플릭스로 개봉하며 한국을 포함, 주요국에서 재생수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로 공개된 드라마 '스위트홈'도 '집콕'을 부추겼다.

특히 웹툰·웹소설이 코로나 시대 신(新) 여가 콘텐츠로 급부상했다. 모바일에 최적화된 플랫폼과 집에서도 편하게 소비 가능한 '스낵컬처' 콘텐츠란 점에서 MZ(밀레니얼+제트)세대는 물론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았다.

'킹덤', '이태원 클라쓰', '스위트홈'에 이어 '승리호'까지 모두 웹툰을 원작으로 한 콘텐츠란 점에서 '원 소스 멀티 유즈' IP(지식재산권)으로 주목받고 있다. 웹툰이나 웹소설을 정주행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고, 국내 IT 대표주자인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관련 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여가를 소비하는 기준이 극장에서 집이나 스마트폰으로 바뀌고 있다"며 "명절 연휴에도 코로나19 감염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OTT 등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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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목 기자 mo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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