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도 못 가도, 알바도 끊긴 설..공장에 갇힌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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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 못 만나고 공장 안에 갇혀 있습니다. 가족이 그립습니다."
설 연휴를 앞두고 코로나19로 고향을 찾지 못하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이주노동자 지원 센터가 많이 있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지원금이 끊기기 때문에 센터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며 "이주노동자들은 아무 행사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공장 안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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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도 못 만나고 공장 안에 갇혀 있습니다. 가족이 그립습니다."
스리랑카 출신의 찬디마씨(41)는 설 연휴가 적적하기만 하다. 찬디마씨는 "3~4일간 쉴 수 있는 설 연휴에 친구들 만나기만 고대하고 있었는데 허사가 됐다"며 "홀로 외롭게 살아가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명절은 고국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고 말했다.
베트남 출신의 원꽁빈씨(30·가명)는 설 연휴 기간 농사일을 도울 계획을 세웠지만, 농가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일이 줄었다'며 갑작스럽게 오지 않아도 좋다고 해 낭패를 봤다. 원꽁빈씨의 몽골·스리랑카 친구들도 농촌 아르바이트를 못 하게 돼 울상을 짓고 있다.
김용철 성서공단노조 상담소장은 "이주노동자들은 고향에 가려면 자가격리기간 28일(모국 14일, 한국 14일)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해고를 각오하지 않고서는 귀국이 어렵다"며 "음식점 등 집합제한업종에서는 해고된 이주노동자들도 많아 외로운 설날을 보내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김 소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주노동자들은 마땅한 휴일이 없어 명절을 주로 못 만났던 친구나 지인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5인 이상 집합금지명령이 내려지면서 그마저도 금지돼 홀로 보낼 수밖에 없다.
이주노동자를 돕는 센터 측에서도 뾰족한 방법이 없다. 대구의 성서이주노동센터 관계자는 "원래는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지금은 코로나19로 운영이 모두 중단됐다"며 "이주노동자들은 제대로 모이기도 힘든 판국"이라고 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은 "정부에서 운영하는 이주노동자 지원 센터가 많이 있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지원금이 끊기기 때문에 센터들이 대부분 문을 닫았다"며 "이주노동자들은 아무 행사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공장 안에 갇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다야 라이 위원장은 "대부분의 공장주들이 이주노동자들의 감염을 우려해 5인 이하여도 모임을 못하게 한다"며 "좁은 기숙사 안에 모여 있는 것이 오히려 거리두기가 안 될 것 같아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이주노동자들을 괴롭히는 편견과 혐오도 그들을 상처입힌다.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인과 결혼하지 않으면 재난지원금 지급에서도 제외되는 등 사각지대에 놓였으나, 일각에서는 '우리도 힘든데 이주노동자까지 신경쓸 여유가 어딨느냐'는 비난이 잇따른다.
석원정 이주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대표는 "이주노동자들은 홀로 고국에 있는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들이 많아 코로나19가 직접적인 생존의 위협으로 다가온다"며 "당연히 우리들도 어렵고 힘들겠지만 조금만 양보하며 역지사지의 태도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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