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선거도 있었다면 불가능"..여야 '가덕신공항'의 정치학

박기범 기자 2021. 2. 1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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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가덕신공항' 건설을 약속하면서 부산 지역의 숙원이던 신공항 건설은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같은 영남권에서도 대구·경북(TK) 지역과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미묘한 현안인데, 영남권에서 부산시장 선거만 열리게 되자 여야 모두 선뜻 가덕신공항 카드를 내밀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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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선거 아닌 '보궐선거'..TK 눈치 덜보고 부산 민심 공략
부산시민, 신공항 기정사실화.."실제 선거 영향은 적을 수도"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부산시장 예비후보 등이 9일 오후 부산 강서구 대항동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가덕도 신공항 현장시찰을 마친 후 비행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2021.2.9/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4·7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모두 '가덕신공항' 건설을 약속하면서 부산 지역의 숙원이던 신공항 건설은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같은 영남권에서도 대구·경북(TK) 지역과는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미묘한 현안인데, 영남권에서 부산시장 선거만 열리게 되자 여야 모두 선뜻 가덕신공항 카드를 내밀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대표가 지난달 21일과 28일, 김태년 원내대표가 지난 9일 부산을 방문해 가덕신공항 건설을 약속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 의사를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도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지난 1일 부산 가덕도를 직접 방문하면서 가덕신공항 추진 지원 의사를 공식화했다.

양당 모두 가덕신공항 건설 특별법을 발의하고, 신속한 추진을 약속하고 있다.

오랜만에 여야 지도부가 지역 현안에서 일치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당연히 '선거' 때문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부산 민심에 호소하려는 전략이다.

다만 특히 이번 선거가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전국 단위에서 일제히 치러지는 선거가 아니라 특정 지역에서만 치러지는 보궐선거라는 점이 여야의 가덕신공항 건설 공약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시장·경북도지사나 대구·경북 국회의원 등을 함께 뽑는 전국단위 선거였다면 여도 야도 지금처럼 강하게 가덕신공항을 외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전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실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TK 의원들을 중심으로 가덕신공항 건설에 대한 반발이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특별법 제정 관련 공청회에서 김희국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은 "김해공항이 살아있는 상황에서 가덕도에 공항 건설을 할 순 없다"고 비판했다.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역시 "김해신공항 사업이 4년 만에 부정되고 타당성이 가장 뒤떨어지는 가덕도를 타당성 조사 없이 건설하는 것이 말이 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TK는 앞서 신공항 건설 과정에서 밀양 신공항을 주장하며 가덕신공항을 주장한 부산과 갈등을 빚었다. 2016년 김해신공항 결정으로 지역간 갈등은 일단락됐지만, 가덕신공항이 다시 추진되면서 반발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의 경우 지난 총선에서 김부겸 전 의원이 낙선하면서 TK 현역 의원이 전무한 상태인 점 등으로 상대적으로 TK 민심을 덜 살펴도 되는 처지다.

여야 모두 선거를 의식해 가덕신공항 카드를 내밀었지만 실제 선거에서 어느 정당에 유리할지는 미지수다.

뉴스1 의뢰로 부산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엠브레인퍼블릭 조사(7~8일)에서는 가덕신공항 건설 찬성 의견이 70.1%, 반대가 22.2%였다.

다만 여야 어느 쪽이 당선되는 것이 가덕신공항 건설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에는 46.4%가 '아무나 관계없다'라고 답해 가장 많았다. '여당 후보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31.2%, '야당 후보가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15.9%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역 정치권 인사는 "이제는 가덕신공항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며 "현재 여론만 보면 가덕신공항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힘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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