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습 음주운전에 '스쿨존 뺑소니'까지 했는데..집행유예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으로 아이를 치고 도주까지 한 40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3형사부(부장판사 장용기)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아울러 120시간의 사회봉사와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및 알코올치료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안에 있다고 보이고,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월 광주 북구의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술을 마시고 화물차를 운전하다 도로 한쪽에 있던 6세 B양을 차로 치었다. B양은 이 사고로 이마뼈가 부러지는 등 얼굴과 손발에 상처를 입었다.

A씨는 쓰러진 B양 위로 차를 몰아 현장에서 달아났다. 그러나 이 사고를 목격한 인근 배달업소 직원들이 추격한 끝에 A씨를 붙잡았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02%로 면허 취소 수준의 2배가 넘는 만취 상태였다. A씨는 과거에도 3차례나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쿨존 음주사고에 도주, 상습범이기까지 한 A씨에게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진 이유는 '합의'와 '처벌불원서' 때문이었다.

재판부도 A씨 범행이 중하고 죄질이 나쁘다는 점을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스쿨존에서 6세에 불과한 B양을 직접 충격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피해자에게 상해의 결과가 발생했는데도 필요한 조치 없이 사고 현장을 이탈한 점, 이미 음주운전으로 인해 3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만취상태에서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은 그 자체로 중하고 죄질이 나쁘다"고 했다.

그러나 A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뉘우치고 있으며, 3차례 음주운전 전력으로 처벌을 받고 10년이 지나 사고를 낸 점 등이 감형사유로 인정됐다. 또 A씨가 B양의 피해 회복을 위해 합의금을 지급하고 합의를 이룬 점 등이 양형에 참작됐다.

항소심에서는 B양 측이 제출한 처벌불원서가 A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처벌불원서에는 'A씨에 대해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법원에서도 선처를 해줬으면 한다' 'A씨가 눈물을 흘리며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고 나쁜 사람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등 내용이 담겼다.

2심 재판부는 "B양 측으로부터 처벌불원서가 추가로 제출됐으며 B양의 얼굴, 손등 및 발등에 치료 예정인 일부 흉터가 남은 것 외에는 다른 외상이 남아있지 않은 점 등이 A씨의 유리한 요소로 작용했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앞서 검찰은 1심 선고 후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관련기사]☞ 이재영·다영 팀 숙소 떠나…팀은 '3연패' 수렁☞ "귀여워서" 손녀딸에 몹쓸짓 하는 인면수심 할아버지들☞ '가슴이 웅장해지는' 허경영 닮은 정책들☞ 김혜수, 과감한 드레스에 전세계 단 하나 뿐인 목걸이☞ 빌라 3세여아 사망…친모는 혼자 이사가 재혼, 양육수당 챙겼다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