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200마리 보호' 김포 민간시설..행정처분 불가피

윤태현 2021. 2.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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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견 200여 마리를 보호 중인 경기 김포 민간시설이 무허가 건축물로 드러나 행정처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설 측은 선처를 호소하고 있지만, 행정 당국은 처분을 따르지 않으면 원상복구 할 때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양촌읍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아지네마을 측이 원상복구와 유기견 이주 등 계획을 제시하면 행정처분 시점 등은 협의할 수 있다"며 "그러나 유기견 보호를 이유로 행정처분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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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허가 건축물로 드러나..운영자·동물애호가 선처 호소
행정 당국 "원상복구 할 때까지 벌금 부과..강제집행 계획 없어"
유기견 보호시설 [아지네마을 자원봉사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김포=연합뉴스) 윤태현 기자 = 유기견 200여 마리를 보호 중인 경기 김포 민간시설이 무허가 건축물로 드러나 행정처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설 측은 선처를 호소하고 있지만, 행정 당국은 처분을 따르지 않으면 원상복구 할 때까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12일 김포시에 따르면 양촌읍 민간 유기견 보호시설 '아지네마을'은 지난달 21일 무허가 건축물 원상복구 시정명령 사전 통지를 받았다.

시설이 무허가 건축물이어서 양촌읍행정복지센터가 행정처분을 내린 것이다.

무허가 건축물은 비닐하우스 7개동, 조립식 철골 건축물 6개동, 목재 건축물 2개동, 컨테이너 1개동 등 총 16개동(911㎡)으로 확인됐다.

아지네마을 측은 해당 건축물에 유기견 200여 마리가 있어 철거하면 당장 갈 곳이 없다며 선처를 바라고 있다.

행정복지센터는 원상복구 계획을 제출하지 않으면 추가 시정명령 사전통지와 이행강제금 부과 등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이 알려지자 동물애호가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며 행정처분을 막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2018년 대구시 동구 유기 동물 보호시설 '한나네 보호소'가 폐쇄 위기에 처했다가 청와대 청원으로 구제받은 사례를 인용했다.

한나네 보호소(1천500㎡·유기견 250마리)는 당시 유기 동물 분뇨 악취 민원으로 동구가 사용중지 행정명령을 내리면서 폐쇄를 목전에 두고 있었다.

동구는 이 보호소가 유기 동물 분뇨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아 가축분뇨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그러나 이 보호소에 선처를 호소하는 청와대 청원 글이 답변 요건(20만명 이상 동의)을 충족하고 환경부가 나서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환경부는 당시 가축분뇨법이 '사육시설'에 적용되는데 한나네 보호소는 유기 동물 '보호시설'이어서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이에 따라 동구는 행정명령을 취소했다.

아지네마을 [아지네마을 자원봉사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물애호가들은 아지네마을도 한나네 보호소처럼 구제되기를 바라지만 가능성은 작다.

인허가 절차 등 건축법을 위반하고 시설을 지은 게 명백해 목적이 유기견 보호에 있더라도 처분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유기견 보호시설은 건축법 적용 제외 대상이 아니어서 행정처분 취소 명분도 없다.

다만 센터는 상황이 악화하더라도 행정대집행은 하지 않고 아지네마을 측에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방침이어서 충돌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행강제금은 원상복구 할 때까지 부과되기 때문에 아지네마을 측이 납부에 어려움을 겪게 되면 시설을 자진 철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장 유기견 200여 마리를 이주할 방법이 없고 아지네마을 측이 벌금을 기꺼이 내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한동안 현재 상태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촌읍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아지네마을 측이 원상복구와 유기견 이주 등 계획을 제시하면 행정처분 시점 등은 협의할 수 있다"며 "그러나 유기견 보호를 이유로 행정처분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원상복구 명령은 집행된다면 유기견들을 이주한 이후 시점이 될 것으로 본다"며 "아지네마을의 유기견을 옮길만한 시설을 따로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수(75·여) 아지네마을 소장은 "벌금 처분을 받더라도 이곳을 유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읍소하고 있다"며 "유기견들이 흩어져 안락사되도록 놔둘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든 아지네마을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아지네마을은 2010년 도살을 앞둔 유기견을 구조한 것을 계기로 운영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인천시 서구에서 보호시설을 운영했으나 일대에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철거 명령을 받았으며 후원금을 모아 2018년 김포로 이전했다.

tomato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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