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이어 설날까지 '반납'..'코로나 극한직업' 보건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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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소 직원들은 명절을 잊고 산 지 오래예요. 명절 이후에 확진자가 쏟아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수연씨는 "요즘 확산세가 좀 잠잠하다 보니 시민들이 방심하고 명절에 여행도 가고, 고향도 가면서 또다시 확진자가 폭발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며 "확진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보건소는 항상 바쁘다. 직원들은 지난해 2월부터 매일 매일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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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명절 이후가 걱정..모두를 위해 이동 자제를"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 "보건소 직원들은 명절을 잊고 산 지 오래예요. 명절 이후에 확진자가 쏟아지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전국 보건소는 설 명절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다. 광주 북구보건소 역학조사팀에서 근무하는 보건직 공무원 이수연씨(32·여)는 지난 추석에 이어 설 명절도 반납했다.
12일 광주시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기간(11~14일) 광주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인력은 비상대기 인력을 포함해 모두 543명(동구 69명, 서구 97명, 남구 169명, 북구 128명, 광산구 80명)이다.
이씨를 포함해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대부분 명절 기간 근무를 이어간다. 제한된 인원이지만 필수인력인 보건직 공무원들은 연휴에도 근무해야 한다.
정식 근무일 외에도 '대기 인력'으로 비상상황에 대비해 상시 대기를 한다. 갑자기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을 때 지원할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된 시스템이다.
수연씨는 명절 연휴 하루는 근무를 하고 하루는 비상대기를 한다. 나머지 이틀은 쉬게 됐지만, 조부모님이 계시는 전남 나주에 내려가지 않는다.
1년 전 설날만 하더라도 코로나19가 심각하지 않아 나주에 있는 할머니를 찾아뵙고 가족끼리 함께 명절을 보내곤 했다.
하지만 설날 이후 광주 확진자가 무섭게 증가했고 그 이후로는 명절은 물론 몇 달에 한 번 있는 공휴일에도 쉬어본 적이 없다.
이씨는 "보건소에서 근무하게 된 지난해부터는 아무래도 가족들을 만나는 게 조심스러워져 명절을 따로 챙기지 않게 됐다. 가족들도 사정을 아시니 집에 오라고 재촉을 하지 않고 잘 이해해주신다"며 "근무가 없는 날은 잠을 푹 자면서 쌓인 피로를 풀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건소 다른 직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보건소 사람들은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명절을 모두 잊고 지낸다. 다들 확진자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보니 스스로 최대한 조심하기도 하고 가족들도 상황을 이해하는 모양이다. 또 5인 이상 집합금지 때문에 다들 잠시나마 집에서 쉬는 것 같다."
그런 수연씨도 명절을 실감할 때가 있었다. 얼마 전 시장을 지나면서였다.
그는 "얼마 전 시장을 지나며 보니 명절 전 장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거리더라. '여기가 같은 한국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보건소와 너무 다른 분위기에 상대적 박탈감이 들기도 했다"며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수연씨가 상대적 박탈감을 또 느끼는 순간은 설 명절 뉴스를 접할 때이다. 이씨는 "명절 기간 여행지 풀빌라가 모두 예약이 다 찼다거나 제주행 비행기 예매율이 높다는 뉴스를 보면 벌써 명절 이후가 걱정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광주는 최근 안디옥교회와 성인오락실발 집단감염이 한차례 몰아친 후 잠시 확진자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수연씨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맞는 명절이 그래서 더 걱정이다.
수연씨는 "요즘 확산세가 좀 잠잠하다 보니 시민들이 방심하고 명절에 여행도 가고, 고향도 가면서 또다시 확진자가 폭발하지는 않을까 걱정"이라며 "확진자가 나오지 않더라도 보건소는 항상 바쁘다. 직원들은 지난해 2월부터 매일 매일 코로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들께서 어디를 가시기 전에 보건소에서 땀 흘리며 고생하는 보건소 직원들, 의료진들을 떠올려주시면 좋겠다. 내가 이동을 자제하고 조심하는 게 자신은 물론 가족들, 시민들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beyond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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