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타링크' 상용화 초읽기..지구 어디서든 터지는 인터넷

이경탁 기자 2021. 2.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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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저궤도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
이미 북미서 베타 서비스 시작
유럽에서도 사업 허가…인도 진출 초읽기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인 ‘스타링크’가 본궤도에 올랐다. 스타링크는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우주 인터넷 서비스로, 북미를 넘어 아시아·유럽 통신 시장 진출 초읽기에 들어갔다.

12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인도 통신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인도 정부 산하 기관인 통신규제청(TRAI)과 위성 기반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협의하고 있다. 패트리샤 쿠퍼 스페이스X 부사장은 현지 언론에 "인도 내 도시와 교외 지역에서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에 접속하기 어려운 시민들에게 이른 시일 내 혜택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2020년대 중반까지 저궤도 소형위성 1만2000개, 장기적으로 4만여개를 쏘아 올려 지구 전역에서 1Gbps(가가비피에스)급 속도로 이용 가능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조선DB

스페이스X는 로켓을 한번 발사할 때마다 60기의 통신 위성을 쏘아 올린다. 이미 발사한 수백 개의 위성을 이용해 북미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의 위성 인터넷과 비교해 품질보다 월등하다. 예정대로라면 한국의 평균 인터넷 속도보다 40배 빠른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북미 지역 서비스 안내문에 따르면 스타링크 베타 서비스 이용료는 한 달에 99달러(약 11만 원)다. 서비스 이용을 위해서는 위성에 연결하기 위한 접시와 와이파이 라우터 등을 구매하는 비용 499달러(약 56만원)를 선납해야 한다.

한국과 비교해 다소 높은 가격이지만 미국의 인터넷 가격을 고려할 때 경쟁력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월평균 인터넷 가격은 65달러로 스타링크가 약 20% 비싼 수준이다. 하지만 Mbps 가격으로 계산할 경우 스타링크는 Mbps당 0.96달러로, 기존 인터넷 평균인 1.13달러에 비해 저렴하다. 또 현재 스타링크의 베타 서비스 평균 속도는 103.1Mbps로, 미국 전역의 평균 인터넷 다운로드 속도는 57.2Mbps와 비교해 두 배 가까이 빠르다. 지난달 커넥티드홈 관련 전문매체인 ‘리뷰’가 인터넷 사용자 미국인 18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51%가 스타링크 서비스 가입 의사있다고 밝혔다.

또 비(非) 위성인터넷 사용자 중 55%는 스타링크의 인터넷 속도가 빨라진다면 높은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교체할 것이라고 답했다. 스타링크의 빠른 인터넷 속도를 원하는 이유로 ▲넷플릭스 등 고품질 비디오스트리밍 서비스(74%) ▲줌 등 화상통화(72%) ▲온라인 비디오 게임(56%) 이용 등을 꼽았다.

스타링크는 현재 북미 지역과 함께 영국, 그리스, 독일, 호주 등에서도 사업 승인을 받았다.
앞으로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 구축에 모두 100억달러(약 11조1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연간 300억달러(33조4000억원)의 매출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럼 기존 통신업계는 스타링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일론 머스크는 스타링크가 기존 통신회사의 서비스와 상호 보완적인 존재이고,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인터넷 연결이 잘 안 되는 오지와 교외 지역은 스페이스X에 맡기고, 기존 통신회사는 인구가 밀집된 도심 지역에 집중해 투자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위성 대역폭의 한계로 대도시 등 인구 밀집 지역에서는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베타 서비스 홍보 이미지. /홈페이지 캡처

스페이스X는 오지나 대도시 외곽 지역 거주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타깃하고 있다. 주로 인구밀도가 낮은 국가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경우 높은 인구밀도로 값싸고 속도 빠른 인터넷이 전국적으로 보급된 상황이다. 국내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스타링크가 밝힌 계획과 기술만 놓고 보면 가까운 미래에 국내 통신 시장에 진출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대응 부분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스페이스X가 앞으로 위성을 계속 쏘아 올려 속도, 대역폭 등 기술 개선과 규모의 경제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기존 통신업계의 파이를 잠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한다.

앞으로 스타링크의 인터넷 서비스가 모바일 서비스 시장에도 진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로밍 없이 전 세계 어디에서도 동일한 초고속 통신 품질 제공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휴대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애플의 아이폰과 같은 충격을 줄 수 있다. 또 스타링크는 자율주행차, 드론, 선박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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