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가족 연이은 '희망고문'..과연 올해는?
[앵커]
명절이면 가장 마음 아픈 사람들, 아마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할 수 없는 사람들일 텐데요.
4년 전 이역만리 바다에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국회 예산 통과가 또다시 수포로 돌아가면서 희망 고문만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철희 기자입니다.
[기자]
[박병석 / 국회의장 (지난해 12월) : 2021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6년 만에 법정 시한을 지켜 통과된 558조 원 규모의 슈퍼 예산안!
코로나19 피해 극복 등을 위해 국회 요구로 2조 원 넘게 증액됐지만, 그 안에 스텔라데이지호 2차 심해 수색을 위한 예산은 없었습니다.
2017년 3월,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뒤 한국인 8명을 비롯한 선원 22명의 유해 한 점이라도 수습할 길이 또다시 가로막힌 겁니다.
앞서 외교부가 한 푼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담당 상임위인 국회 외교통일위에서 야당 의원마저 문제를 제기해 2년 연속으로 100억 원을 증액했고,
[김기현 / 국민의힘 의원 (지난해 11월) : 유족들 입장에서는 유해를 발견까지 하고, 그 다음에 진행되지 않아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인데…. 예산이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점에 대해 심사숙고가 필요하다….]
예산 심사를 총괄하는 국회 예산결산특위에서조차 공감하는 의견이 여럿 나왔습니다.
[이해식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1월) : 국회에서는 여야가 특별히 이견이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상임위에서 증액된 만큼 기획재정부에서 전향적으로, 적극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년 연속 본회의 직전 단계에서 스텔라데이지호 예산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일부라도 반영하자는 여당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지만, 기획재정부 반대가 결정적이었습니다.
[안일환 / 기획재정부 2차관 (지난해 11월) : 원칙적으로 민간 선사 책임이고, 정부 차원에서는 1차 예비비를 지원했고요. 이분들이 사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군인이나 경찰, 이런 분들이면 모르겠는데….]
대한항공 KAL 858기 수색 예산 23억 원은 통과됐지만, 스텔라데이지호는 이번에도 외면받았습니다.
코로나19가 여전한 와중에 의원들의 해외 출장, 즉, 의원외교 예산은 20억 원이나 되려 늘려 100억 원 가까이 편성한 점과도 극명하게 대조됩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번에는 손에 잡힐 것만 같던 예산 통과가 또 좌절되자 허탈감을 감추지 않으면서 국가의 책임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허경주 /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대책위 공동대표 : 올해 예산안은 통과될 것이라는 희망이 더 컸습니다. 작년 예산안보다 훨씬 더 국회에서 나서줬고….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먼저 나서서 선제적으로 처리하지만 이 비용은 반드시 선사에 구상권을 청구해야 한다….]
주무 부처인 외교부도 예산 통과가 선행되지 않고는 2차 심해 수색에 착수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문재인 정부 1호 민원이지만, 다음 달이면 어느덧 사고 발생 4년!
올해는 제발 희망 고문을 끝낼 수 있길,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YTN 우철희[woo7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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