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 3남매 사건' 살인죄 인정..판결 뒤집힌 이유는
아동학대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살인죄 적용을 머뭇거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집에서 벌어지면 CCTV나 목격자가 없어 입증하기가 어렵다는 걸 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의미있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른바 '원주 3남매' 사건입니다. 세 아이를 둔 부모가 집에서 아이 둘을 숨지게 한 사건인데, 2심 법원은 1심을 뒤집고 살인죄를 인정했습니다.
판단이 왜 달라진 건지 박지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지난 2016년, 아버지 A씨는 둘째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4.3kg에 달하는 이불을 아이의 얼굴까지 덮어둔채 잠에 들었습니다.
당시 아이는 생후 5개월.
A씨는 "나도 모르는 새 잠이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1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였고, '사망에 이르게 하려는 의사가 없다'는 취지로 살인 혐의는 무죄라고 판결했습니다 2019년, A씨의 셋째 아이도 숨졌습니다.
울음을 그치지 않자 A씨가 아이의 목젖 위를 10~20초간 눌렀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서도 1심 재판부는 '사망할 것이란 걸 미리 알 수 없었다'며 살인죄가 안된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최근 항소심에서 두 결론은 모두 뒤집혔습니다.
'고의성'이 인정됐기 때문입니다.
2심 재판부는 둘째 아이의 울음소리가 작아졌는데도 A씨가 이불을 치우지 않았고, 셋째 아이의 울음소리가 그친 뒤에 확인하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걸 '고의'라고 봤습니다.
A씨는 살인 혐의로 징역 23년에 처해졌고, 엄마인 B씨는 사망에 이르는 직접적인 가해를 하지 않았단 이유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만 적용돼 징역 6년을 선고 받았습니다.
그동안 여러 아동학대 사망 사건에서 살인죄냐 학대치사죄냐는 쟁점이 돼 왔습니다.
살인죄의 처벌은 학대치사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이번 선고는 가해자인 부모의 진술 외에 뚜렷한 증거를 찾기 어려운 '가정 내 사건'의 한계를 뛰어넘었고, 범행 당시의 정황으로 '고의성'을 적극적으로 인정해 강력히 처벌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영상디자인 :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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