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녹취록에 "때려서 물에 빠뜨려"..이모 부부, 살인죄 검토
또 오늘(11일) 이모와 이모부에게 학대 당하다 숨진 열 살 조카가 마지막 길을 떠났습니다. 당시 119 신고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이모는 "때려서 물에 빠뜨렸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살인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가혁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8일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 욕실에서 숨진 10살 A양의 발인식이 오늘 진행됐습니다.
A양의 아버지와 오빠는 눈물속에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습니다.
어제 구속된 A양 이모 부부가 119에 신고했을 당시 녹취록도 공개됐습니다.
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일 낮 12시 35분 119에 전화를 건 이들은 아이 상태를 묻는 질문에 "호흡이 지금 조금 있다", "의식도 살짝 있다"고 답했습니다.
'갑자기 쓰러졌냐'는 물음에는 이모가 먼저 "제가 때려서 물에 빠뜨렸다"고 울먹였습니다.
'다시 말해달라'는 물음에는 이모부가 "물에 빠져서, 욕조에서 좀"이라고 답했습니다.
경찰은 A양에 대한 이모 부부의 학대가 오랫동안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A양 사망 시점에서 시간을 거슬러 구체적인 학대 정황을 파악 중입니다.
부부의 친자녀 2명은 사건 발생 직후 보호기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서도 전문상담사가 학대를 당했는지 살피고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들의 안정을 위해 천천히 조사 중"이라며 "아직까지 드러난 피해 정황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현재 아동학대치사혐의로 구속 상태인 이모 부부에게 살인죄 적용이 가능한지 적극 검토 중입니다.
범행 당시 아이가 숨질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지를 따져보고 있습니다.
욕조에서 벌어졌던 폭행 등 학대로 인한 고통과 충격이 어느 정도였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경찰은 보통 2주 가량 걸리는 부검 결과 통보를 앞당겨 달라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요청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배윤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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