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데드크로스'..활기 잃고 늙어가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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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데드크로스에 진입했습니다.
여기에 고용쇼크라고 불릴 만큼 일자리가 급감했죠.
활력을 잃어버린 대한민국의 현실, 안건우· 박정서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예진 / 19년차 공인중개사]
"19년 부동산 중개하며 떠나고 싶다 생각한 게 2019년, 지난해 상반기였습니다. 거래가 없을 정도로. (그동안) 1건도 못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집값 수억 원 뛰는 서울은 다른 세상
[정예진]
"(여기선) 4년 공실인 집이 1700만 원. 전화 와요. 정말인지."
조선과 자동차 산업의 메카 2000년대 초반 군산은 젊은 도시였다
[정예진]
"많이 왔죠, 2030. 매물 내놓기 무섭게 거래되고."
[이춘자 / 군산서 평생 거주]
"(아이들도) 그땐 있었죠. 배 부리는 (조선소) 사람도 많이 살았어요. 다 직장 따라갔는데, 어디로 간지 아나?"
5년 전 일자리가 사라지자 1만 명이 떠났고 도시도 늙어버렸다
[김일섭/ 25년째 목공소 운영]
"GM대우·현대중공업 있을 땐 (젊은이들이) 꽉꽉 찼는데 하나도 없다고. 힘들어. 군산이. 딸도 대학생인데 군산서 안 산다 해요"
한때 불야성이었던 도심 번화가
[이에스더 / 작년에 서울 이주]
"안 그래도 이야기하며 걸어왔는데 이렇게 어두워질 줄 몰랐어요."
지금은 정적과 어둠뿐
[이에스더]
"실질적으로 젊은이들이 거주할 환경을 만든다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돌아온다? 돌아오지 않는다?) 돌아오지 않을…서울에서 계속."
[최서영 / 경남 창원시]
"(결혼하고 싶으세요?) 네."
"(애를 낳고 싶다거나?) 아니요,그건 아니에요."
"(1억 준다고 하면 3명 낳을 생각 있나요?) 아니요,1억으로 끝낼 일이 아니니까."
청년층은 줄어들고 그나마 남아 있는 젊은 부부들도 아이를 낳지 않아 걱정인 도시.
[박정서 기자]
"인구 약 104만명이 살고 있는 경남 창원시입니다. 내년에 인구 100만 명을 최소 기준으로 하는 특례시 지정을 앞두고 있는 곳이죠.
매년 인구가 5천명 정도 빠져나가는 상황이 되자 창원시는 '결혼 드림론'을 내놨습니다."
결혼하면 1억 원을 대출해주고 셋째까지 낳으면 빚을 모두 갚아준다는겁니다.
시민 의견은 엇갈립니다.
[김애진 / 창원 진해구]
"너무 좋은 정책인 것 같아요. 더 낳고싶네요."
[전영준 / 경남 김해시]
"젊은 층이 창원으로 또 오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유성 / 경남 창원시]
"돈 때문에 애를 세 명 낳을 이유는 잘 없을 것 같아요."
[김도형 / 경남 창원시]
"문화 시설이나 인프라의 문제죠."
이런 정책이 효과가 있을까.
2012년, 전국 최초로 출산장려금을 도입한 전남 해남군.
7년 연속 출산율 1위를 기록했지만 정작 인구는 계속 줄어 '해남의 역설'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2015년 해남에서 839명이 태어났는데, 지난해 조사해보니 남아 있는 2015년생 아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해남군은 "부모가 일자리를 찾아 나가거나 아이가 학교 갈 나이가 되자 좋은 교육 환경을 찾아 떠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30대 비출산 여성]
"일시적으로 이렇게 얼마 지원, 대출해줄게 라는 것 보다는 아이가 자라서 클때까지 전반적인 제도 같은 것 그런게 더 필요할 거라고…"
하지만 수도권보다 '인구 절벽'을 더 빠르게 느낀 지자체들은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각종 장려금만 쏟아낼 뿐입니다.
[이삼식 /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
"절대로 돈으로 아이를 살수는 없어요. 문화적인 접근과 환경을 만든다는 게 탄탄하게 이뤄져야지. 이러한 환경을 안 만들어주면 (출산) 선택의 여지가 없는거죠."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지른 상황.
일자리와 주거 안정, 육아 환경까지 촘촘히 고려한 종합 정책만이 '인구 데드크로스'를 멈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박정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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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희현 권재우
영상편집: 최창규 이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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