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피해 아동에 생각하기 싫은 기억 2번 진술시킨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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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피해 아동 인권 보호도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아동 성폭력 사건에 대한 매뉴얼과 다르게 아이에게 하루에 두 번씩이나 피해 진술을 시켰습니다.
구자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아이가 처음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건 지난 8일 오전이었습니다.
아이는 경찰관과 함께 병원에 들른 뒤 경찰서에서 한 시간 가까이 당시 상황을 진술했습니다.
조사실에는 아이만 들어갔고,
엄마는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이날 밤 아이는 해바라기센터에서 같은 내용을 다시 진술해야 했습니다.
만 13세 미만 아동에 대한 성폭력 사건은
일선 경찰서의 상급기관인 시도 경찰청에서 수사하게 돼 있고
피해자는 해바라기센터에서 진술녹화를 진행합니다.
병원에서 성폭행이 인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는데도,
일선 경찰서에서 조사를 하는 바람에
충남경찰청의 조사는 이중 조사가 된 겁니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사건을 이첩하기 위해 간단한 개요를 물었을 뿐 정식 조사가 아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아이는 엄마에게 불편한 감정을 호소했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수치심을 느끼는지 '왜 똑같은 걸 두 번 물어봐? 한 번만 하면 되는 거 아니었어?' 계속 이러더라고요."
반복 진술은 2차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합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부정적인 기억을 계속 반복하게 되면 성인기까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일선 경찰서에서 아이 혼자 진술한 것도 논란입니다.
형사소송법상 미성년자인 피해자가 진술할 때는 보호자가 함께 있어야 합니다.
경찰은 이 점을 안내했지만 엄마가 '밖에 있겠다'고 했다고 밝혔습니다.
엄마의 설명은 다릅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
"(경찰이 아이를) 저쪽에 데려가고 '어머님은 이쪽에 앉아계세요'그랬고. '같이 들어가세요'라는 한 마디 말도 안했어요"
조사 단계에서도 경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구자준입니다.
jajoonneam@donga.com
영상편집 : 유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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