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살얼음 도로..일반도로보다 14배 더 '미끌'

박영민 2021. 2. 11.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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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설 연휴 고속도로 정체를 피해 이른 아침부터 운전하시는 분들 많을 텐데요.

요즘처럼 영하권을 오르내리는 날씨에는 젖은 것처럼 보이는 도로가 실제로는 얼어붙어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이렇게 살얼음이 생긴 도로는 사고 사망률이 높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박영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년 전, 상주-영천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연쇄 추돌사고.

40여 명이 죽거나 다친 이 사고의 원인은 빗방울이나 이슬이 영하로 떨어진 지표면에 닿으면서 얼어붙는 이른바 '노면 살얼음' 때문이었습니다.

사고 당일 현장에는 겨우 1mm 정도의 가랑비가 내렸는데 곧바로 도로 위에서 얼어버린 겁니다.

[사고 화물차 운전기사/음성변조/2019.12.14 : "브레이크를 밟아도 차가 밀렸고, 좌·우측으로 흔들렸고..."]

이런 노면 살얼음은 얼마나 쉽게 생기는 걸까.

아침 7시무렵 실험을 해봤습니다.

살수차로 물을 뿌리자, 얼마 지나지 않아 결빙이 시작되더니 3분 만에 완전히 얼어버렸습니다.

대기 온도는 영상권이지만, 밤 사이 내려갔던 노면 온도는 여전히 영하 9도다 보니 이런 현상이 생긴 겁니다.

이처럼 도로 살얼음이 생긴 도로는 멀리서 눈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도로에 비해 14배나 미끄럽기 때문에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비가 내린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사망률을 비교해 봤더니 겨울이 다른 계절보다 37% 더 높았습니다.

이 때문에 터널이나 교량 등 겨울철 결빙이 잦은 구간에서는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해야 합니다.

[조수영/한국도로공사 충북본부 기계화팀장 : "(겨울철에)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인식을 하지, 노면이 결빙됐다고 생각을 못 하거든요. 그러고서는 막상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가 돌기도 하고, 이런 경우에는 사망률도 일반 사고에 비해서 4배 정도 더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3년 동안 발생한 겨울철 도로 결빙 사고는 모두 3천여 건, 사망자는 86명에 이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촬영기자:박장빈/영상편집:하동우/그래픽:최창준

박영민 기자 (youngm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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