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장 속 '진주' 찾아라"..차량용 반도체 대란에 쏠린 눈

김인오 2021. 2. 11.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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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이후 증시 관전포인트
코스피, 3100선 숨고르기
외국인 매수 나설지 촉각
글로벌 車회사 칩 부족 발동동
1분기 세계 車생산 67만대 줄듯
삼성전자·SFA반도체 등 눈길
설 연휴 이후 한국증시는 현재로선 별다른 상승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여의도 증권가의 공통된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상승 추세 자체가 쉽게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당분간은 3100을 전후해 눈치보기 조정장세가 이어질 공산이 커 외국인 자금이 주요 변수라고 진단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가격부담이 있어 단기 대폭 상승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상승세에도 코스피는 지난달 급등한 후 주간 기준 4주째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기업 184곳 중 80% 이상이 시장 전망을 넘어선 실적을 발표했지만 코스피 106개 기업 중 시장의 영업이익 전망을 넘어선 것은 이달 첫째주까지를 봤을 때 43.4%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도 물량과 선물 대량 매도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세도 변수다. 이 밖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유동성 관리 향방도 외국인 투자 심리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의 눈은 성장성이 있는 부문에 쏠릴 수밖에 없다.

증시 관전 포인트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올 한 해 내내 이어질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투자자들 주요 관심사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는 한국 자동차 시장까지 그늘을 드리우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의 눈은 반도체 제조업체나 반도체 장비·솔루션 업체들 주가에 쏠린다.

대표적으로는 대만 TSMC와 자동차·통신용 반도체 칩 제조사 네덜란드 NXP가 꼽힌다. 한국에서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같은 대형주 외에 SFA반도체도 주목받는다. SFA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에 반도체 패키징 솔루션 서비스(반도체 조립·테스트 등)를 하는 업체다.

차량용 반도체시장은 연간 400억달러 규모다. 하나금융투자는 현재 내연기관 자동차뿐 아니라 친환경 자동차 수요까지 감안할 때 앞으로 5년간 연평균 7%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대표 자동차 제조업체' 제네럴모터스(GM)가 이달 8일부터 미국 캔자스주 페어팩스와 캐나다 온타리오주 잉거솔, 멕시코 산루이스포토시 등 3개 공장에서 차량 생산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한국 부평2공장에서는 생산량을 절반 정도로 줄였다.

GM이 내부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1년치를 확보하라'는 지침을 내고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반도체 대란에 휩쓸린 셈이다. 로이터통신은 "GM은 차량용 반도체 대란 최대 타격을 받는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데이비드 바나스 GM 대변인은 "반도체 부족이 올해 차량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도체 공급망과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마쓰다도 2~3월 자동차 생산을 총 3만4000대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바겐과 포드, 스바루, 도요타, 닛산, 스텔란티스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은 이미 감산에 들어갔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도 나섰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주요국 정부가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가 있는 대만 정부를 상대로 이례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확보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다.

시장분석업체 IHS마킷은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올해 3분기(7~9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면서 "올해 1분기(1~3월) 전 세계 자동차 생산은 예상보다 67만2000대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한편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스는 지금까지 자동차 업계 감산 규모는 56만4000대이며, 올해를 통틀어 총 96만4000대 감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추산한다.

애플 등이 포드나 GM 같은 회사들보다 반도체 가격을 더 높게 쳐주기 때문에 TSMC 같은 파운드리 업체로서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 선전 소재 GF증권의 제프 푸 연구원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소비 가전용품·스마트폰 등 전자 제품 제조업체들은 자신들의 상품을 제때 시장에 판매할 수 있도록 반도체를 제때 납품받기 위해 돈을 더 지불할 준비가 된 회사들"이라면서 "반면 자동체 업체들은 그런 경향이 낮다"고 지적했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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