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동·대변?!..고향 얘기하면 야릇해 집니다 [닥치GO]
설 연휴 빠지지 않는 고향 얘기. 헌데 고향 얘기만 하면 분위기 묘해 지는 곳들이 있다. 황당한 지명에 늘 SNS 핫스폿으로 떠오르는 곳. 그래서 간다. 사회적 거리두기 철처한 시국인 만큼 눈으로만 보시라.
설 명절에 누가 물어보면 이 지역 출신이라고 밝히기 조차 민망한 지명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충북 충주시의 야동마을. 원래 대장간 촌이어서 대장간 '야(冶)'에 고을 '동(洞)'을 써 공식 지명이 야동이다. 마을 상가부터 초등학교까지 이 지명을 썼는데, 초등학교 앞에 '야동'이라는 어감이 좀 야해(?) 최근 교명까지 바꾸려 했다고 한다.
참고삼아 이 학교 교가를 소개한다.
"남한강 구비구비 맑은 물가에
넓은뜻 바른생각 닦아가는 곳
우리들은 즐거운 야동어린이
어디서나 떳떳한 야동어린이"
인터넷 주소에도 야동이 들어가니 말 다했다. 아, 교명 교체 작업은 마을 주민들이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고 한다.
대가리도 있다. 큰 '대(大)'에 더할 '가(加)'를 써 융성하라는 야심찬 뜻을 표방했는데, 그만 행정단위가 '리(里)'인 바람에 대가리로 전락(?)한 거다.
아, 대학 졸업을 30년 전에 한 본 기자까지 그냥 싫어지는 길. 바로 수학정석길이다. 수학정석길이 있는 곳은 정읍 하고도 태인. 피향정이라는 유명한 정자 옆 도로명이 놀랍게 수학정석길이다. '수학의 정석'으로 유명한 홍성대 전주 상산학원 이사장의 생가가 바로 옆에 있다. 수학정석은 지금도 바이블로 통하는 명저다. 홍 이사장이 불과 30세의 나이에 '수학의 정석'을 발간한 이래 지금까지 53년간 대략 500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성서 다음으로 많이 팔렸단다. '작업의 정석' '연애의 정석' 등 '수학의 정석'을 변용한 수많은 예술작품의 제목으로 쓰이기도 했으니 말 다했다.
먼저 황당 지하철역. 요즘 동학개미운동 붐을 타고 주린이들 사이에 가장 핫스폿으로 꼽히는 곳이 '작전'역이다. 영화 '작전'이 지금 나왔다면 아마 핫플레이스로 난리가 났을 곳, 인천 계양구의 작전역이다. 세력들은 무조건 지나쳐 버릴 곳, 반대로 주린이들이라면 눈여겨 보고 꼭 내려서 뭔가 기운을 얻고가고픈 지하철 명이다. 물량매집, 통정거래 등 영화 작전에선 세력들의 다양한 기법이 소개됐는데 가장 인상적인 게 바닥을 쳤을 때 마지막으로 하게 된다는 기법, 일명 '하따(하한가 따라잡기)'다. 작전역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절대 흉내내면 안된다.
4호선 '신길온천역'도 황당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역이다. 역 이름에 온천이 떡하니 들어가 있는데, 정작 온천은 찾아볼 수 없다. 이 역 출입구에는 '신길온천역에는 온천이 없습니다' 라는 문구까지 쓰여 있다. 온천이 발견됐지만 하필이면 그 온천이 있던 토지가 국유지라 개발이 불가능했던 것. 온천수 최초 발견자도 10여 년 전 사망하면서 이름만 온천역으로 남아있다.
최근 안산시는 혼란을 감안해 이 역을 '능길역'으로 바꿨다고 한다. 아, 잊을 뻔 했다. 본 기자처럼 말끔한 분들만 모인다는 '미남역(부산 3호선)'. 코로나 19 시국하의 설 연휴라도, 미남역 만큼은 찍고와야 할 것 같다.
[신익수 여행전문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셀프 쿠킹, 쌀국수... 봄 맞아 호텔가 ‘조식’ 다채롭게 변신 중
- 플라스틱, 자외선 차단제 금지...코로나 이후 뜰 `친환경 여행지` 5곳
- "맛의 생명은 콜드체인" 장수막걸리에 도전장 낸 광화문막걸리
- [사적인 리뷰] 여행기자는 요새 뭐하고 살아요?
- [봄꽃 랜선여행] 이 산, 저 산에 핀 봄꽃 실시간 웹상중계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롯데는 어쩌다 ‘지친 거인’이 됐나 [스페셜리포트]
- “필리핀서 마약” 고백은 사실…김나정, 필로폰 양성 반응 [MK★이슈]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