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칠승 장관판 '비대면 벤처법'..스타트업 생태계 바뀐다

권칠승 신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 전후 '비대면 중소벤처기업육성법' 제정을 강력히 강조해왔다. 법안이 통과되면 스타트업 생태계에 상당한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권 장관이 언급한 비대면 중소벤처기업육성법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발의된 같은 명칭의 법안을 기본 골격으로 한다. 법안이 발의되기 전 중기부는 더불어민주당과 사전조율을 통해 내용을 다듬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을 수정하지 않고 별도의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은 코로나19(COVID-19) 시대를 계기로 글로벌 수준의 비대면 산업을 키우기 위한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겼다는 게 정치권과 업계의 평가다.

법안에는 △비대면 중소벤처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 △매년 활동현황·실태조사 △부처 내 심의위원회 및 실무추진단 설치 △비대면 창업 지원 △소상공인 비대면 도입 촉진 △비대면 기술개발·금융·전문인력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다.

가장 주목할 점은 ‘성장이 유망한 비대면 중소벤처기업을 선정해 행정·기술·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부분(법안 34조)이다. 특정 업종을 강력히 밀어주겠다는 뜻이다. 다만 관련 기준은 법안 통과 후 대통령령(시행령)을 통해 구체화하도록 했다.

법안을 대표발의한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정부는 디지털 및 비대면 경제로의 총체적 변화 과정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를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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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줌’ 키운다…비대면 4차 산업혁명 기술에 집중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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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업종이 집중 지원을 받을 것인지는 아직 판단하기 어렵지만, 그동안 중기부가 강조해온 비대면 육성 전략에 비춰보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통신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중기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K-비대면 글로벌 혁신벤처 100 프로젝트'를 통해 창업에서 스케일업, 글로벌화까지 스타트업의 생애 전 주기를 지원해 삼성전자나 네이버의 뒤를 잇는 3세대 글로벌 ICT 혁신 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한국판 줌(ZOOM)’을 구체적인 목표로 제시했다. ZOOM은 컴퓨터와 모바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상회의 플랫폼이다. ZOOM은 전 세계 37만개 이상의 기업과 10만곳 이상의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다.

중기부의 프로젝트에 따르면 우선 유망 창업기업 1000곳을 발굴해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기반기술·도시주택·물류유통·의료·교육·문화관광·농식품·해양수산 분야에서 실시하며 선정된 기업에는 최대 1억원의 초기자금을 제공한다.

비대면 창업·벤처기업 전용 9조원대 자금도 2025년까지 마련한다. 비대면 창업·벤처기업이 화상회의·재택근무·보안 소프트웨어 등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할 수 있도록 올해 5760억원 규모의 이용권을 제공한다.

이외에도 공공기관의 스타트업 신제품 구매, 해외투자 유치 촉진 등 각종 지원책이 실시된다. 중기부는 일련의 추진 과제를 바탕으로 2025년까지 세계적인 비대면 벤처기업 100개, 비대면 예비 유니콘 700개를 육성한다는 목표다.

권 장관은 지난 8일 취임사에서 "혁신벤처·스타트업을 선도형 경제의 주역으로 육성하겠다"며 "이를 위해 비대면 중소벤처기업육성법을 제정하고 2025년까지 스마트대한민국펀드를 조성해 벤처투자시장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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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bum_t@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