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 어디까지 즐겨봤니.."내 방이 낚시터, 헬스장 된다"
[편집자주] 페이스북이 출시한 VR(가상현실)헤드셋 '오큘러스 퀘스트2'가 전세계 VR 혁명의 도화선이 되고 있다. 가격장벽을 낮추고 성능을 대폭 개선하면서 올해 1000만대 판매 전망이 나온다. 이에 자극받은 애플과 삼성 역시 VR기기 출시를 추진중이어서 VR시장 주도권 경쟁도 다시 불붙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이 일상화한 가운데,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VR의 현주소와 가능성을 짚어본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멈추면서 현실세계에 대한 갈증을 해소할 해방구로 가상현실(VR)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집안에서 게임과 운동 등 즐길거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VR 기기 이용자들이 부쩍 늘었다. 무선화와 경량화가 진행된 하드웨어와 이용자 구미를 당기는 콘텐츠가 다양해진 덕이다.
미국 밸브 사의 세계 최대 PC용 게임 플랫폼 '스팀'은 지난해부터 VR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페이스북도 오큘러스 스토어를 통해 '비트 세이버', '파퓰레이션 원', '리얼 VR 피싱' 등 200여 종의 VR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게임 외에 운동 콘텐츠도 주목받는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어려워지며 실내에서 운동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서다. 한 이용자는 "퇴근 후 VR 운동 콘텐츠를 1시간만 즐기면 땀이 비오듯 한다"며 "실시간으로 매겨지는 점수에 따라 전세계 이용자들 중 내 순위가 보이기 때문에 승부욕이 생겨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고 실내에서도 층간소음에서 자유롭다. 감염병 확산 시대에 최적화한 즐길거리라는 평가가 많다. VR기기로 웹툰을 보거나 넷플릭스, 유튜브 등을 감상하는 이용자들도 늘었다. 화면을 눈앞 가득 채운 채 그대로 누워 천장에 빔프로젝터를 띄운 것처럼 편하게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VR 콘텐츠는 꾸준히 늘겠지만, 게임보다는 다수가 접속해 즐기는 소셜 기능이 강화된 콘텐츠가 많아질 것"이라며 "향후에는 가상 세계와 같은 하나의 공간 안에서 게임이나 영화, 운동 등 콘텐츠를 친구와 같이 즐기는 형태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VR는 또 게임을 넘어 의료, 제조, 엔터테인먼트 등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미국 스타트업 VR피지오는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물리치료 운동을 VR 환경에서 제공한다. 이용자의 건강 정보는 의사에게 전송해 비대면 건강관리를 돕는다.
향후 VR 대중화가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 이용 양태에서 적잖은 변화도 예상된다. 특히 소셜(Social) 기능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VR헤드셋이 혼자 게임이나 운동을 즐기는 오락 도구를 넘어 가상세계에서 사람과 만나는 네트워크 수단으로 확장할 것이란 얘기다.
가상현실과 실제 세계간 상호 작용이 일상화될 수도 있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그리는 가상세계와 현실세계의 교류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닌 현실로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최필식 IT 전문작가는 "VR로 공간을 결합한 페이스북은 소셜 미디어가 아니라 하나의 소사이어티(사회)가 될 것"이라며 "과거 마크 저커버그가 VR이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한 말이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특히 콘텐츠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지난해 10월 '점프 스튜디오'를 열고 AR∙VR 기술과 콘텐츠 고도화에 나선게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 유럽, 아시아 등 40개국 해외여행 VR 패키지 콘텐츠뿐 아니라 이적, 마마무, YB(윤도현) 등 유명 가수의 다양한 공연 영상도 VR로 즐길 수 있다. 홍콩 등 아시아와 유럽 여러 국가에 자체제작 VR 콘텐츠를 수출할 게획이다.
KT는 개인형 VR 서비스 '슈퍼VR'에 헬스케어·교육 등 생활밀착형 콘텐츠 라인업을 강화했다. 실감미디어 분야 100여곳의 스타트업과도 꾸준히 협력하고있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미국 반도체 업체 퀄컴과 벨 캐나다(캐나다)·KDDI(일본)·차이나텔레콤(중국) 등 해외 이동통신사와 5G 콘텐츠 연합체 XR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정부도 VR 등 실감콘텐츠를 5G 5대 핵심서비스 중 하나로 지정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가상융합기술은 건설, 국방, 교육 등 분야에 적용되면 업무효율성을 배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실감콘텐츠 등 '5G+이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올해 1655억원을 투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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