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핵기획그룹 창설하라".. 美동맹국 前장관들, 바이든 정부에 건의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전직 안보담당 고위관료들이 ‘아시아 핵기획그룹’(ANPG:Asian Nuclear Planning Group) 창설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건의했다.
11일 한국국가전략연구원(원장 한민구 전 국방장관)에 따르면 16명의 아시아·유럽 전직 안보담당 고위관료들은 ‘핵확산 방지와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안전보장(Preventing Nuclear Proliferation and Reassuring America’s Allies)’이란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달 20일 출범한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핵·안보 관련 정책 건의를 위해 만든 보고서다.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1년여 연구와 토론의 결과물을 담았다.
보고서 발간은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과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 말콤 리피킨드 전 영국 국방장관 등이 주도했다. 이상희 전 국방장관, 윤병세 전 외교장관, 노부야스 아베 전 일본 원자력위원회 총재도 참여했다.
이들은 보고서에서 “미국은 일본, 한국과의 강력한 3국 안보협력의 재구축에 우선순위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3국 안보협력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고 아시아 전체에서 다자간 안보 구도를 구축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핵기획그룹(NPG)과 같은 아시아 핵기획그룹을 창설해야 한다”며 “미국이 아시아 동맹국들을 안심시키려면 호주, 일본, 한국을 포함하는 유사한 기구를 창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아시아 NPG는 미국의 핵기획 과정에 참여할 것이고, 동맹국들이 미국의 핵전력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책을 논의하는 플랫폼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또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핵억제 및 방위능력 보강을 위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기에는 유럽·아시아에서의 재래식 방위 능력을 제고하고, 미사일을 추가 배치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북한 핵·미사일 능력과 관련해서는 “북한은 50~70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이미 한국 전역 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군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는 1000발 이상의 단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은 미사일 시험 프로그램의 가속화, 연간 약 7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핵물질의 생산 지속,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포함한 일련의 새로운 능력 과시 등에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10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해당 보고서 내용을 보도하며 보고서 발간에 참여한 고위 인사들의 말을 인용했다.
윤병세 전 장관은 “한국과 일본은 모두 북한의 점증하는 핵무기와 미사일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핵보장은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에게 가장 중요한 관심사”라고 말했다.
노부야스 아베 전 총재는 “일본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핵투하 이후 여전히 핵전략 논란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면서 “북한을 과신하면 안 되고, 중국이야말로 큰 문제”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안전보장을 믿고 신뢰한다면 동맹국의 취약성은 문제 되지 않는다. “미국이 30분 이내에 표적을 명중시킬 수 있는 전략핵무기를 지평선 너머로 날려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NYT는 “과연 미국이 그렇게 할 것인지는 갈수록 커지는 ‘의문’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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