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강난희 편지' 옹호가 선거 전략?..유가족 위로"

이성기 2021. 2. 11.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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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우상호 의원은 산전수전(山戰水戰)은 물론, 속칭 `공중전`까지 치른 4선 의원이다.

A씨는 `우상호 의원님께,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피해자가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누군가에 대한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며 "(박 전 시장)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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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고인 생일, 설 명절 앞두고 유가족 위로 차원
피해자 관련 입장 수차례 설명, '2차 가해' 의도 전혀 없어
정치적 이해득실 보다 개인적 인연 크게 작용한 듯

[이데일리 이성기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우상호 의원은 산전수전(山戰水戰)은 물론, 속칭 `공중전`까지 치른 4선 의원이다. 고(故) 박원순 전 시장 부인 강난희씨의 손편지 글에 의견을 냈을 때 자신에게 어떤 비판이 쏟아질지는 불 보듯 뻔한 일. 크고 작은 여러 선거를 치르고 대변인만 8차례, 당 원내대표까지 지낸 그가 예상치 못하지는 않았을 터. 당내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것으로만 보기엔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는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광운대역에서 지하철 1호선 지하화 및 철길마루 현장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노진환 기자)

우 의원은 11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강성 지지층을)전혀 의식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선거 전략이었다면 `장치`를 두 어개는 더 넣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단순한 선거 전략 차원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강 여사의 글이 아니었다면 굳이 올릴 필요가 없는 글이다. 고 이한열 열사 등 유가족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기 때문에 나라도 위로를 해 드려야 겠단 생각이었다”며 “마침 11일이 고 박 전 시장의 생일이라고 하기에 올린 것”이라고 했다. `2차 가해` 논란 등 후폭풍을 우려해 캠프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았지만, 우 의원 본인의 결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야당 측에선 후보직 사퇴 요구가 터져나왔다. 고 박 전 시장의 성폭력 피해자 측에서도 우 의원을 공개 비판했다.

전직 비서 A씨의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SNS에 “그녀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며 우 의원을 겨냥한 A씨의 입장문을 공개했다.

A씨는 `우상호 의원님께, 서울시장 위력 성폭력 피해자가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누군가에 대한 공감이 누군가에게는 폭력이 되기도 한다”며 “(박 전 시장)유족에 대한 의원님의 공감이 피해자인 저와 제 가족에게는 가슴을 짓누르는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에 대해 “피해자에 상처를 주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면서 “피해자 관련 대책 등은 수십 번 설명했고 국가기관이 내린 결정을 존중하고 인권위의 재발 방지 등 권고조치를 성실히 따르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계산 보다는 진정성과 개인적 인연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우 의원은 지난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다. 또 고 박 전 시장이 참여연대를 창립할 당시부터 오랜 시절 관계를 맺어왔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애정이나 신뢰, 애틋함이 깊다고 한다.

실제 우 의원은 출마 선언 이후 줄곧 스스로를 “박원순 시장이 서울 시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정책들을 계승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내세워왔다. 이는 당내 경쟁자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도 대비된다.

박 전 장관은 “사과가 더 필요하면, 피해자와 상처받은 분의 마음을 보듬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야 된다”, “(시정 관련)취사 선택할 부분이 있다”며 고 박 전 시장과의 거리두기 전략을 취했다.

우 의원 측 관계자는 “고 박 전 시장과 `거리두기`하는 박 전 장관과의 차별화”라고 설명했다.

이성기 (bey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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