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물고문'으로 숨진 10세 여아 장례 엄수

10살 여아 조카를 욕조에서 '물고문'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 B씨가 10일 오후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위해 호송되고 있다. / 뉴시스

법원, 이모 부부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경찰, 살인죄 적용 검토

[더팩트ㅣ용인= 권도세기자] 11일 오전 용인의 한 장례식장에서 이모 부부로부터 ‘물고문’ 등 학대와 폭행을 당해 숨진 A(10) 양의 장례가 아빠와 13살 오빠를 비롯한 유족과 친지들의 오열 속에 엄수됐다.

A 양의 유족, 친지는 이모 B씨 부부를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한 유족은 "그들은 악마"라며 "사회에 아무리 나쁜 사람들이 있다지만 그들이 아이에게 한 짓은 악 그 이상"이라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그런 모진 학대를 당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해서 미안할 뿐"이라고 흐느꼈다.

꽃으로 둘러싸인 영정을 앞세운 A 양의 유해는 장례를 마친 뒤 인근 화장장에서 화장된 뒤 영면에 들어갔다.

A 양은 지난 8일 이모 B씨 부부(40대)가 사는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아파트 화장실에서 짧은 생을 마감했다.

B씨 부부는 이사 문제와 직장 때문에 아이를 돌보기 어려운 A 양의 친모로부터 부탁을 받고 최근 3개월 A 양을 이곳에서 맡아 키웠다.

그러던 중 A 양이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파리채 등으로 마구 때리고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했다.

이에 앞서 수원지법 이명철 영장전담판사는 10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B씨 부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판사는 "나이어린 조카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학대하는 과정에서 사망에 이르게 한 범행으로 그 결과가 참혹하며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며 "피의자들의 진술 내용과 현재까지의 수사 정도에 비춰보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고 도주의 염려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B씨는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이동하면서 어린 조카를 왜 숨지게 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해요"라고 답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 부부에 대해 구속이 이뤄진 만큼 철저한 조사를 통해 모든 혐의를 밝힐 것"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살인죄 적용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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