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진핑과 첫 통화..무역·인권 압박-협력분야도 언급(종합2보)

신정원 2021. 2. 1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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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무역·인권·대만 문제에 우려 제기"
"코로나·기후변화·무기확산방지 의견 교환"
음력 설 덕담도 나눠
[서울=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0일(현지시간) 첫 정상 간 통화를 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역과 인권 문제에 대한 우려를 직접적으로 표명하면서도 가능한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미 동부시간으로 10일 저녁,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통화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 취임 3주 만의 첫 통화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의 강압적이고 불공정한 경제 관행, 홍콩 탄압, 신장 (위구르족) 인권 탄압, 대만에 대한 압박 강화에 대해 근본적인 우려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두 정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과 세계 보건 안보, 기후변화, 무기 확산 방지라는 공통된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국민과 동맹국의 이익 증진에서 현실적이고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고 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음력설 인사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고위 관계자는 CNN에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와 군사 분야를 최우선을 하면서 기후변화와 핵 확산 등 등 잠재적인 협력 분야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반면 기술, 무역, 인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고 부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 후 올린 트윗에서 "미국 국민의 이익이 될 때 중국과 협력하겠다고 시 주석에게 말했다"고 밝혔다.

중국 언론도 양국 정상의 통화 사실을 곧바로 전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시 주석과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의 설 인사를 주고 받았다"며 "양국 관계와 주요 국제·역내 현안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통화는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양국 정상 간 통화 시기와 내용에 대해 큰 관심을 모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대중 압박 정책과 함께 자국의 이익이 되는 선에서 협력 메시지를 동시에 전한 것으로 보인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강력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추구하면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과 적대적인 군사 활동 등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대중 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를 두고 CNN은 "중국에 인권 탄압과 같은 문제들을 제기하면서도 가능한 분야에서 중국을 포용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AP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후 3주 동안 다른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 정상들과 여러 차례 통화한 사실을 상기하면서 "미·중 관계에서 무역과 경제 문제를 가장 중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과는 달리 근본적으로 다른 대중 정책을 취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대중 관세 정책은 제자리 걸음을 할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관측했다.

양국은 무역·기술 분야 경쟁을 비롯해 중국의 홍콩·대만 통치, 위구르족 인권 문제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 초부터 중국을 "미국의 가장 중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하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를 첫 공식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을 겨냥한 국방부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발표하기도 했다. 취임 전엔 시 주석을 "뼛속에 '민주주의'의 'ㅁ'자도 없는 '폭력배'(thug)"라고 비난한 바 있다.

양국은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의 최근 통화에서도 긴장을 완화하지 못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정통한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이 통화 내용에 대해 부정적인 어조로 평가한 것에 불만을 가졌고, 미국은 중국이 대만에 대해 '일국양제'(1국가 2체제)에 따른 '하나의 국가' 원칙을 앵무새처럼 반복했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양측은 그러면서도 기후변화와 같은 이슈에서 공통점을 찾겠다는 입장도 시사해 왔다.

중국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신중한 접근법을 취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말 당선 축하 메시지를 보냈지만 지난해 3월 이후 미국의 현직 대통령과 직접적인 대화는 나누지 않았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부통령 시절 시 주석과 몇 차례 교류했다. 2011년 중국을 방문해 시 당시 부주석과 회담했고 이듬해 시 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직접 맞기도 했다. 이어 2013년에도 중국에서 만남을 가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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