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은 괴로워..대권도, 시장도 '협공'하는 추격자들

변휘 기자 2021. 2. 1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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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 2020.12.29. /사진제공=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 구상에 대한 정치권의 설전이 뜨겁다. 이 지사 홀로 기본소득 구상 설파에 총력을 다하는 가운데 이낙연·임종석·정세균 등 여권 잠룡들은 물론 유승민·원희룡 의원 등 야권 대권주자들은 기본소득 비판에 화력을 집중하는 표정이다.

두 달 앞으로 다가 온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여야 선두 후보에 대한 경쟁자들의 공세가 뜨겁다. '1등 후보를 공격해 존재감을 높인다'는 추격자의 정공법에 충실한 구도다.
여당 이낙연·정세균·임종석, 야당 유승민·원희룡…기본소득 때리는 잠룡들
이 지사는 연일 SNS에서 기본소득 구상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권 경쟁자들은 '포퓰리즘' '퍼주기'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본격적인 설전은 '같은 편'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로부터 시작됐다. 이 대표는 지난 6일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의 기본소득 모델에 대해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정세균 국무총리도 4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고 말했다.

'86 그룹' 유력 대권주자 중 한 사람인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8일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가 지금 우리 현실에서 공정하고 정의롭냐는 문제의식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9일 이 지사가 "기본소득은 교황께서도 이 시대의 새로운 가치로 제안했다"고 주장하자, 임 실장은 10일에도 교황의 발언은 "생활임금제도가 비슷한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보수야권 대권주자도 기본소득 때리기에 나섰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0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지사의 기본소득은 하나를 주는 척하고 다른 하나를 뺏는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의 허경영식 선동판"이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연일 이 지사를 향해 "기본소득 구상을 그만 접으라" "나랏돈을 어디에 먼저 써야 할지도 모르는 정치인은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박영선 공격하는 국민의힘 4인…당내에선 나경원 '타깃'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 민주당 예비후보(왼쪽)과 나경원 국민의힘 예비후보./사진=머니투데이DB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도 각종 여론조사의 '선두권' 후보에 추격자들의 비판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우선 서울시장에 출마한 박영선 민주당 예비후보의 '수직정원' 공약이 야권의 타깃이 됐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은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오세훈 예비후보는 10일 "박 후보가 공상과학(SF) 영화를 너무 자주 봤나" "집권여당 유력 후보의 이 천진난만한 가벼움"이라고 비꼬았고, 조은희 예비후보도 "SF 만화 같다. 실패가 뻔하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예비후보는 자신의 '결혼·출산 1억원 보조금' 공약을 박 후보가 비판하자 "달나라 시장’이 되시려고 하나"고 비판했다.

정작 국민의힘 경선주자 중 지지율 선두인 나 후보는 다른 주자들의 집중 공세를 받고 있다. 오신환 예비후보는 나 후보의 '1억 보조금' 공약을 두고 "나경영"이라 비꼬았고, 조은희 예비후보는 나 후보 캠프가 영입한 진대제 전 장관 영입을 두고 "성추행 사건에 관대한 사람"이라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오세훈 후보는 "강성보수 황교안·나경원 '투톱'의 당 운영 결과가 지난 총선"이라고 꼬집었다.
'강자와 싸워야 큰다' 추격자의 정공법
대권 경쟁은 물론 보궐선거에서도 추격자들이 지지율 '선두' 주자들을 집중 공격하는 것은 '강자와 싸워야 큰다'는 정치권의 상식이 연출된 장면이다. 비교적 지지율이 낮은 후보로선 1위와의 '일대일' 대결구도를 만들어야 여론의 주목도를 높일 수 있고, 이 같은 전략이 먹힐 경우 스스로의 몸값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1위 주자의 집중 공세 대처도 관전 포인트다. 대권 '1강'인 이 지사는 지난 8일 OBS 인터뷰에서 '탈당설'을 "민주당 지지자와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응원하는 데 제가 왜 나가느냐"고 일축했다. 또 '당내 제3후보론이 섭섭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섭섭할 사람은 2등 하시는 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후보 역시 8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 미디어데이에서 "여성 가산점 없이 당심, 민심 합쳐서 압도적 1등을 했다고 들었다. 1등 후보라서 그런지 견제가 많은 것 같다"고 여유를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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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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