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측 "경찰 수갑은 인권침해..문재인 채워라" 비판

사랑제일교회, 인권위 판단 나오자 기자회견
"인권위가 '전 목사에 수갑' 인권침해 인정해"
"청와대 지시로 수사..전 과정 불법" 주장해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열린 '문재인 이적죄 밝힐 국민특검단' 발족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2.01.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경찰이 지난해 1월 초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에게 수갑을 채운 것은 신체 자유 침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판단이 나온 가운데, 전 목사와 변호인단이 하루 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정부를 극렬 비판했다.

여기서 전 목사는 청와대가 지시해 시민단체가 제보하면 경찰이 수사해 자신을 범죄인으로 만들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11일 오전 전 목사와 변호인단은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경찰 수갑은 문재인, 김명수, 조국에게 채워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 목사 측은 여기서 "인권위가 (경찰이) 전 목사를 구속하고 경찰서에 왔다 갔다 할 때 저를 망신시키기 위해 수갑을 채우고, 언론에 노출 시킨 행위에 대해 인권침해라고 해석했다"면서 "인격권 침해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아쉽지만, 대단히 감사하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전날(10일) "전 목사는 집회 등 일정으로 경찰 출석 요구에 불응하기는 했으나, 지난해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자진 출석했고 수갑 착용에도 별다른 저항 없이 동의한 점을 볼 때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수갑을 착용시킨 것은 과도한 공권력 행사로 헌법 제12조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다만 인권위는 경찰이 '수갑 가리개' 등을 사용한 점을 들어 인격권 침해라는 전 목사 측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런 판단이 나오자 전 목사 측은 경찰을 상대로 억대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예고했다. 이와 함께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경찰을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랑제일교회 공동변호인단 소속 고영일, 강연재 변호사 등이 지난해 12월13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정부의 방역조치 규탄 및 사랑제일교회의 편파적 수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12.13. yesphoto@newsis.com

전 목사는 직접 발언에 나서 "청와대가 지시하면 시민단체가 움직여 제보하고, 경찰이 수사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수사하는 내용을 언론에 흘려 개망신을 준다"며 "사회 분위기를 마치 전광훈이 범죄자인 것처럼 만들고, 검사가 나를 불러 조사해 어쩔 수 없이 재판으로 넘기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건들이 이와 같이 와꾸(틀) 속에서 이뤄진다"며 "모든 과정이 인권침해요 불법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원색적인 비판도 이어갔다. "너에 대해 용서할 수 없다", "빨리 범죄 행위 그만둬라", "네가 무슨 김정은이냐" 등의 발언을 하며 언성을 높였다. 자신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한 판사들을 '전라도 판사'라고 지칭하며 "자기들끼리 짜고, 도망갈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했다"며 "너희들 전라도 판사들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외쳤다.

전 목사 측 변호인단도 인권위 판단에 대해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김태훈 변호사(한반도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는 "전 목사는 명예롭게 사는 사람이다.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수갑을 차는 것은 인격적 모멸"이라며 "친 정부 인사들이 조사받을 때는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강연재 변호사는 언성을 높여 "현수막을 보라. 경찰 수갑은 문재인, 김명수, 조국에 채워라이다"면서 "김경수 경남지사에게도 수갑을 안 채웠는데, 전 목사에게만 수갑 채워 인격 살인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당초 전 목사 측은 경찰에 대한 억대 위자료 소송을 예고했지만,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관련 발언은 내지 않았다. 다만 전날 입장문을 통해 사랑제일교회 측은 "경찰청장 등 개인을 상대로 억대의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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