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로 돈 빌려 '코노' 시작했는데.." 설이 슬픈 자영업자들

정한결 기자 2021. 2. 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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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올해는 자영업자들에게 유난히 힘겹다.

김씨는 "경쟁업체가 문을 열면 얼마 없는 학생들과 손님들이 그나마 거기로 흘러가지 않겠나"면서 "걱정이 돼 문을 열러 간다"고 설명했다.

━대출은 막히고지원금은 한순간에 동나━김씨가 13년 운영하던 식당을 접고 코인노래방을 시작한 건 2019년 11월이다.

김씨는 "노래방에 대한 인식이 안좋다"면서 "설령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도 회복하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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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한결 기자.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올해는 자영업자들에게 유난히 힘겹다. 1년여 간의 손실이 누적되면서 생활고에 시달리는 가운데 슬픔을 함께 나눌 가족 간 모임마저 어려워져서다.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서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김성애씨(53)는 설 연휴동안 텅 빈 노래방을 지킬 예정이다. 지난 추석에는 은평구 불광동에 있는 친정댁을 잠깐 들리기라도 했지만 이번 설에는 5인 이상 집합금지로 안부만 전했다.

코로나 때문에 평소에 찾는 손님도 적지만 김씨는 그래도 노래방을 열기로 했다. 경쟁업체에 향후에도 손님을 뺏길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김씨는 "경쟁업체가 문을 열면 얼마 없는 학생들과 손님들이 그나마 거기로 흘러가지 않겠나"면서 "걱정이 돼 문을 열러 간다"고 설명했다.

대출은 막히고…지원금은 한순간에 동나
김씨가 13년 운영하던 식당을 접고 코인노래방을 시작한 건 2019년 11월이다. 평생을 일에 치여 자식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큰맘을 먹었다. 주택을 담보로 4억원을 빌려 시작했지만 코로나가 퍼지면서 그 기대는 3개월 만에 박살이 났다.

월세를 포함한 노래방 고정비용이 550만원이지만 생활비 마련도 어렵다. 코로나가 악화되고 시민들이 외출을 자제하면서 노래방을 향하는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노래방 운영이 금지됐다가 다시 풀렸을 때 매출 상승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떠난 손님들이 돌아오지는 않았다.

김씨는 "노래방에 대한 인식이 안좋다"면서 "설령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도 회복하려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3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맛의거리에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비판하는 검은색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스1


결국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이곳저곳에서 대출을 끌어다썼지만 이제는 대출도 막혔다. 정부가 준 재난지원금 1000만원은 두 달째 밀린 월세를 처리하자마자 한 줌만 남았다. 다시 신청하려해도 안된다고 한다.

생계 수단이 사라진 김씨는 동생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 알바를 했지만 최근 그만뒀다. 오후 9시 영업제한으로 동생네 사정도 어려워지면서 마냥 기댈 수 없게 됐다. 남편은 이자라도 갚기 위해 매일 인력사무소를 찾는다.

김씨는 "인력사무소는 설에도 문을 열어서 나가야 한다"면서 "다 포기하고 폐업을 생각했지만 이 시기에 (노래방 자리에) 들어오려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소원해진 가족…"왜 사업 시작했나"
당초 포부와 달리 오히려 자식들과는 더욱 소원해졌다. 집에서는 대화가 끊겼다. 김씨에게는 '왜 노래방을 시작했나'는 남편의 비난이 이어졌고, 자식들은 스트레스로 늘어난 부모의 잔소리에 대화를 시도하지 않는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냉전이 코로나와 함께 좀처럼 끝나지 않는다.

김씨는 "가급적 노래방 이야기는 안하려고 한다"면서 "말만 하면 '노래방을 시작해서 이 고생을 하냐'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난 추석에 이어 올 설에도 김씨의 바램은 하나다. 김씨는 "이제 지치다 못해 체념이 돼 무감각해진다"면서 "아무튼 코로나가 빨리 없어져서 노래 불러도 괜찮다는 말이 나와 사람들이 노래방에 맘 편히 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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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결 기자 hanj@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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