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노리는 이재명·이낙연·정세균 3색 'K브랜드'

기민도 2021. 2. 11. 11: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신문]이재명 기본소득을 K정책으로
이낙연 K양극화 해소할 이익공유제, 신복지제도
정세균 K-방역 이은 K-접종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9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 10. 19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당대표, 정세균 국무총리의 대권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주자별 ‘K브랜드’에 관심이 쏠린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K-정책’으로 내세우고, 이 대표는 ‘K-양극화’를 해소할 이익 공유제와 신복지제도를 공론화시키고, 정 총리는 코로나19를 억제하는 ‘K-접종’을 거론하며 대권주자의 대표상품으로 삼는 모양새다.

차기 대선 지지율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기본소득)을 하는 곳이 없다’고 지적한 이 대표를 겨냥해 “K-Pop, 기생충, K 방역처럼 정책에서도 우리가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 정책을 두고 연일 K-Pop이나 K-방역에 비유하며 K-정책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지사는 기본소득·기본주택·기본대출 등 ‘기본시리즈’를 대표 정책을 오랜시간 준비해왔다. 그는 경기지사임에도 당·정·청이 주도하는 재난지원금 논쟁에 개입해 보편지급을 일관되게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경기도 재난지원금을 재난 기본소득으로 명명하고 현실에서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 유권자들이 그의 구상을 피부로 느끼게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 서울신문

●기본소득에 쏟아지는 견제…“기본소득은 K-방역 신화와 연관 없어”

하지만 기본소득이 세계를 선도하는 ‘K-정책’으로 자리 잡으려면 후발주자와 학자들의 검증부터 이겨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대표는 “알래스카 빼고는 그것을 하는 곳이 없다.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는 없다”고 했고, 정 총리는 “지구상에서 기본소득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다”며 현 여건상 적절치 않은 제도라고 했다.

이 대표를 총리 시절 보좌했던 정운현 전 총리 비서실장도 지난 8일 페이스북에서 “(기본소득 문제는) BTS와 영화 ‘기생충’, 반도체, K-방역 등의 신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엉뚱한 비유이자 견강부회”라며 “현 단계에서의 기본소득 도입은 마치 임상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백신을 전 국민에게 접종하자고 강변하는 식이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코로나19 피해 맞춤 지원을 위한 현장간담회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 피켓을 든 상인들을 위로하고 있다.2021. 2. 4 국회사진기자단

●이낙연, ‘K-양극화’ 해결사 될 수 있나…이익공유제, 신복지제도

이 지사를 쫓는 이 대표는 ‘K-양극화’라는 포스트 코로나19의 불평등을 해소할 방안으로 이익 공유제와 신복지제도를 내놨다. 이 대표는 당대표 임기가 한 달 남은 만큼 상생연대 3법(손실보상제, 이익공유제, 사회연대기금)을 제도화하고 4차 재난지원금의 방향과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 대표가 이 지사에 비해 강점으로 꼽히는 점이 안정감과 현실성인 만큼 3월 9일 전까지 상생연대 3법을 어떻게 처리할 지도 주목된다.

이 대표는 신복지제도 구상을 이 지사의 기본소득처럼 구체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대표는 신복지제도에 대해 “국민 생활 최저기준을 높이고 고용, 건강, 연금, 산재 등 4대 보험 확대로 안심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의 측근인 박광온 사무총장도 지난 8일 “복지 시스템의 기본 골격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구상”이라며 “소득뿐 아니라 교육·돌봄·의료·주거·문화·환경 등 삶의 전반적 영역에서 모든 국민이 누려야 하는 삶의 기준을 제시하고 실천하자는 우리 사회의 비전”이라고 거들었다.

국무회의 주재하는 정세균 총리 - 정세균 국무총리가 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과 영상으로 연결해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1.2.9 연합뉴스

●‘K-방역’에 이어 ‘K-접종’…코로나19 방역의 상징으로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준비의 최전선에 있는 정세균 국무총리는 총리 역할에 소홀함이 없으면서도 대권주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방역과 백신 접종에서 성과를 내야 5%대 지지율을 돌파해 확고한 제3후보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 정 총리는 최근 ‘K-접종’을 언급하며 백신 접종에 신경을 쓰고 있고, 수도권 자영업자들의 영업시간 제한(오후 9시) 반발에도 방역에 올인하고 있다.

실제 정 총리는 지난 6일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 준비 상황 점검하면서 “그동안 K-방역의 선봉에 서 왔듯 K-접종의 신화를 쓰는 데도 선도적 역할을 해달라”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방문 후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정부는 다양한 위기 상황별 대응 매뉴얼을 정비하고 보완해 국민이 안전히 믿고 참여할 수 있는 K-접종의 신화를 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총리는 지난 9일 ‘오후 9시 영업시간 제한’ 조치 유지에 반발하는 수도권 자영업자들에게 “심정은 이해하나 감염 위험도, 사회적 수용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고 각계 의견을 충분히 듣고 내린 결정”이라며 “대승적 참여와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정 총리가 코로나19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을 위한 손실보상제를 앞장서 추진하면서도 방역에서만큼은 정부의 원칙을 지킨 것이다. 코로나19 방역을 통해 확진자 수를 유지하면서 백신 도입과 접종에 성공을 거두게 된다면 정 총리도 총리직에서 명예롭게 내려온 후 본격적으로 대권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전문가들은 여권 주자들이 한동안 K-브랜드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11일 “국민에게 다가가려고 K-방역처럼 상징성을 차용하는 것”이라면서 “확실한 브랜드가 있어야 대권주자로서 정체성을 형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지사는 기본시리즈, 이 대표는 K-양극화로 각을 세우며 신복지제도를 내세우고, 정 총리는 총리역할에 맞는 K-접종까지 말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 저작권자 ⓒ 서울신문사 -

Copyright © 서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