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학동문, 사법연수원 동기도 "물러나라, 이런 자가 대법원장이라니 참담"
법원이 집권세력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벗어나 진정 국민을 위하는 법원이 되도록 선봉에 서야 할 대법원장이… 스스로 정치인이 되어 함량 미달의 더러운 국개의원(국회의원 비하)들과 똑같다면 대법원장의 자격이 없다고 할 것이고,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그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지난 5일 서울대 법대 77학번 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라온 한 메시지)
작년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사의 표명을 ‘국회 탄핵’을 이유로 반려하고, 최근 당시 일에 대해 “그런 적 없다”고 밝혔다가 “불분명한 기억, 송구하다”고 말을 바꿔 ‘거짓말’ 논란을 빚은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해 대학 동문들까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1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5일 김 대법원장을 포함한 서울대 법과대학 77학번 동기 126명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한 메시지가 올라왔다. 77학번 동문 한 변호사는 김 대법원장을 향해 “대법원장이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이후 이 단체 대화방에서는 김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고 한다. 다른 동문은 “사법부 수장이 방패막이가 되어줘야 하는데 적폐 수사의 문제를 두고 무죄받은 사람 퇴직도 안 받아주면 판사들은 뭘 믿고 재판을 하라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우리가 대학 시절 공유했던 정의와 사법부 모습은 이건 아니지 않나요”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 대화방에는 김 대법원장도 포함돼 있지만 그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김명수 거짓말 해명에 동문까지 사퇴 요구
대화방에서는 “대법원장의 해명이 더욱 슬프게 합니다. 인생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오”라는 비판도 나왔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이 “불분명한 기억”이라고 밝힌 해명 관련 비판이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3일 국회 등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대법원장은 임 부장판사에게 일단 치료에 전념하고 신상 문제는 향후 건강상태를 지켜본 후 생각해 보자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면서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 문제로 사표를 수리할 수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자 지난 4일 임 부장판사는 ‘탄핵 이유로 사표 반려’ 의혹과 관련해 작년 김 대법원장과의 면담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임 부장판사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김 대법원장의 면담 자리에서 “톡 까놓고 얘기하면 지금 탄핵하자고 (국회가) 저렇게 설치고 있는데 내가 사표 수리했다 하면 국회에서 무슨 얘기를 듣겠냐 말이야”라고 말했다.
또 “(국회가) 탄핵이라는 얘기를 꺼내지도 못하게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라며 “(정치권으로부터)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그러자 김 대법원장은 녹취 공개 이후 4일 즉각 “불분명한 기억에 의존해 (3일) 답변에서 다르게 답변한 것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을 바꿨다.
◇77학번 동문 비판에도 김명수는 침묵
법조계에서는 서울대 법대 77학번을 가리켜 “전무후무”라는 평가를 한다. 대법원장과 검찰총장을 둘 다 배출한 유일무이한 학번이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 최완주 전 서울고법원장(의정부지법 원로법관),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이 77학번 동문이다. 검찰 출신으로는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 등이 있다.
◇사법연수원 15기 동기 “사법부 권력앞 무릎 꿇게, 참담할 뿐”
김 대법원장을 향한 비판은 사법연수원 동기(15기)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도 나왔다. 15기 한 변호사는 “사법부를 권력 앞에 무릎꿇게 하고 거짓말로 변명하는 자가 대한민국의 대법원장이라는 사실이 참담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화방에서는 연수원 15기 183명이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또 다른 15기 변호사는 이곳에서 김 대법원장을 가리켜 “지금의 우리나라 사법부는 정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사퇴 없다” 침묵 이어가는 김명수
김 대법원장은 ‘거짓말’을 비롯한 이번 논란과 관련해 침묵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그는 최근 며칠간 출근길에 기자들 질문에 침묵했고 설 연휴 하루 전인 10일에는 하루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5일 대법원으로 항의방문을 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는 “사퇴할 생각이 없다. 잘 해보겠다”고 사퇴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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