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건강 챙기기] 집콕 우울증? 실내운동·전화 수다로 날려요
잠깐이라도 햇볕 쬐는 시간 갖고
증상 심하면 전문가 상담 받아봐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과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로 각종 모임과 외부 활동이 줄면서 가벼운 우울감이나 답답함,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흔히 ‘코로나 블루(우울)’라고 하는데 이런 감정이 짜증·분노로 폭발(코로나 레드)하기도 한다.
장기간 장사·취업이 안 되거나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진 자영업자·청년들이라면 분노·좌절감과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질환자도 일반인보다 우울증 위험이 높다.
코로나19의 영향을 처음으로 받은 지난해 상반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유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 의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정신건강의학과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9년 상반기보다 18%(내원일수는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아청소년과와 이비인후과 진료비가 31%(내원일수 36%), 16%(내원일수 25%)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우울감이 보름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할 수 있다. 우울증은 흥미·의욕상실, 피로감, 기억력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며 삶의 질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과도한 공포와 건강 염려증은 면역력 뿐만 아니라 모든 건강 요소를 해칠 수 있다. 감정적으로는 공포·슬픔·무기력·쇼크·절망·분노 및 정서적 마비, 신체적으로는 피로·수면장애·통증과 면역력·성욕 저하, 소화·배뇨장애 등을 초래할 수 있다. 사회·직장생활에 악영향을 받기도 한다. 강박적이거나 염세적인 성격,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도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크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있거나 쉽게 피로한데 원인이 분명하지 않다면 우울증은 아닌지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심리치료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김준형 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심적으로 힘들다 느껴질 때는 무조건 참지 말고 전문가 상담을 통해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긍정적인 생각은 신경호르몬에 영향을 미쳐 면역력을 증가시킨다. 미국심장학회가 발행하는 학술지 ‘서큘레이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심혈관질환이나 암에 걸리지 않은 50~70대 여성 약 10만명을 8년 이상 추적관찰했더니 냉소적·적대적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암 발병률은 23%, 사망률은 16% 높았다. 반면 낙관적 여성은 냉소적·비관적이고 다른 사람에게 적대적인 여성에 비해 심장마비 발병률은 16%,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은 30% 낮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우울감·스트레스 해소에는 노래·낮잠·실내운동, 가족·친구·지인과의 대화(전화통화·소셜네트워크서비스 포함) 등이 도움이 된다. 거리두기와 상관 없는 취미활동도 코로나 우울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수면부족은 호르몬 불균형과 면역력 저하, 피로감 누적과 우울감으로 이어지기 쉽다. 요즘 같은 감염병 유행기에는 6~8시간 정도 충분히 자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것이 우울감 해소와 면역력 증진에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노래는 산소 흡입량을 늘리고 순환기를 자극해 신체를 활력 있게 하고, 질 높은 낮잠은 기분을 개선한다”고 말했다. 신용욱 교수는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가벼운 우울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 부모와 떨어져 사는 가족이라면 음성·영상 통화 등으로 자주 소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20여분의 질 높은 낮잠(파워 냅)은 기분을 개선하고 정신을 맑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수면부족에 시달리거나 교대근무자, 업무 강도가 높은 직장인이라면 점심식사 후 등 이른 오후에 20분가량 질 높은 낮잠을 자면 기민성과 심리적 행동능력, 기분을 상승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낮에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는 시간을 갖자. 햇볕은 몸에 활력을 주고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를 촉진한다. 신진대사, 뇌 움직임이 빨라지고 스트레스도 감소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햇볕을 받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반대로 흐리거나 비가 올 때는 몸이 무겁고 피로하게 느껴지는 게 그 이유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홈트'는 규칙적으로···약간 힘든 정도가 효과적
스트레칭·체조로 활동량 늘려주고
너무 무겁지 않은 아령으로 근력운동
주 3~5회·하루 20~60분 정도 적당
우울감 해소 등 삶의 질 높여줘
코로나19로 생활반경이 줄어들수록 규칙적인 운동, 적절한 식이조절에 신경을 서야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고려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준형 교수는 “코로나 우울과 감염에 대한 불안감,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려면 규칙적인 수면·기상으로 일상생활 리듬을 유지하고 간단한 실내 스트레칭이나 걷기 운동 등으로 신체활동량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가벼운 운동으로 몸을 자주 움직여주면 기분전환과 우울증 예방, 컨디션 유지에 도움이 된다. 김원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외출 자제가 운동 부족으로 이어지지 쉬우므로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주 3~5회, 하루 20~60분 정도 규칙적으로 해주는 게 좋다”며 “운동 중 이야기하기 약간 힘든 정도의 강도 이상으로 해야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운동을 할 때는 우선 가벼운 스트레칭과 맨손체조 등으로 뻣뻣해진 관절을 늘려줘야 근육의 온도와 체온을 높이고 관절부상·근육결림을 예방할 수 있다. 무겁지 않은 무게의 아령으로 근력운동을 하는 것도 피로감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힘든 자세로 운동하거나 반복 속도가 너무 빠르면 근관절 손상 위험이 있으므로 운동 강도는 점진적으로 높인다. 트레드밀(러닝머신), 고정식 자전거 등으로 유산소운동을 적절하게 하는 것도 좋다. 유산소운동은 심폐·심혈관·관절 기능 향상과 체지방 감소,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조절에 효과적이다.
우울증·만성질환이 있다면 적당한 운동과 충분한 수면, 비타민·미네랄이 풍부한 과일·채소와 계란 등 양질의 단백질로 적당한 양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웅재 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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