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힘든 보건소 직원들..설 연휴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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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 수정구보건소 김선희(53) 지역보건팀장의 설 연휴 근무표다.
11일 연휴 첫날 여느 때처럼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한 김 팀장은 접종센터 설치, 백신 수급 관리, 접종자 수요 조사 등으로 이달 말부터 시작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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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 완벽히 준비해 집단면역되면 내년 설엔 쉴 수 있기를"
(성남=연합뉴스) 최찬흥 기자 = '11일: 예방접종 사전준비', '12일: 검체 채취', '13일: 역학조사·자가격리자 관리 지원', '14일: 검체 채취'….
경기 성남시 수정구보건소 김선희(53) 지역보건팀장의 설 연휴 근무표다.
11일 연휴 첫날 여느 때처럼 오전 9시 이전에 출근한 김 팀장은 접종센터 설치, 백신 수급 관리, 접종자 수요 조사 등으로 이달 말부터 시작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그는 성남지역 18세 이상 인구의 70%(56만명)를 대상으로 10월 말까지 진행하는 백신접종 업무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12일에는 오후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동안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고된 업무가 기다린다.
그나마 역학조사와 자가격리자 관리를 지원하는 13일에는 지휘라인에서 벗어나 한시름 놓지만, 연휴 마지막 날에는 다시 검체 채취 업무를 맡는다.
1990년 간호직으로 공직에 입문해 32년차인 김 팀장은 지난해가 가장 힘들었는데 올해도 작년 못지않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를 겪은 베테랑이지만 끝을 알 수 없는 코로나19에는 신물이 날 정도다.
지난해 설에도 선별진료소를 준비하며 비상 근무를 했다는 김 팀장은 이번 설 연휴 근무에도 싫은 내색 하지 않는 보건소 동료들을 옆에서 보며 스스로 힘을 낸다고 했다.
수정구보건소에서는 군과 경찰 등 외부인력 10명을 포함해 모두 86명이 설 연휴에 격일로 출근해 방역업무를 수행한다. 김 팀장을 포함한 간부급은 단 하루도 쉬지 못한다.
선별진료소의 경우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오전반, 오후 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오후반으로 나눠 10여명씩 배치되는 격무가 이어지고 있다.
수정구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지난해 11월 경기지역 보건소 가운데 처음으로 방역시스템과 냉난방이 갖춰진 이동형 검사 부스를 설치했다.
그만큼 다른 보건소보다 업무강도 역시 높다는 의미이기도 한데 그나마 반자동화된 소독과 살균으로 검사시간이 많이 단축됐다.
바로 옆 광장에는 임시 선별검사소도 설치돼 있는데 두 곳이 서로 탄력적으로 인력을 교류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
'선별진료소 옆 임시선별검사소' 배치로 검사속도가 빠르다는 게 입소문이 나며 수정구보건소는 인근 지자체 주민들도 많이 찾고 있다.
선별진료소의 경우 하루 80∼100명, 임시선별검사소는 200∼300명의 검체를 채취하는데 광주시와 하남시, 서울 송파구 주민 등 외지 검사인원이 전체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선별진료소는 3만2천여건, 임시선별검사소 1만2천여건을 검사했으며 확진자는 432명에 달한다.
확진자와 접촉한 자가격리자 관리도 보건소의 주요 업무로 현재 301명이나 된다.
이런 상황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 역학조사까지 겹쳐 눈코 뜰 새가 없다.
지난해 3월 목사 부부를 포함해 모두 78명이 확진된 은혜의강 교회의 경우 상당수 직원이 2∼3주간 귀가하지 못하며 감염 고리를 차단하는 데 안간힘을 썼다.
지난달에는 경북 상주 BTJ열방센터와 관련해 소규모 교회의 신도 18명이 확진되고 성남중앙공설시장 환경미화원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으며 지역 전파가 우려되기도 했다.
이달 들어 하루 1∼2명으로 확진자가 줄어들었지만 10일 4명으로 갑자기 확진자가 늘어나며 설 연휴 기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 팀장은 쉴 틈 없는 일정 속에서도 코로나19 예방접종 계획을 촘촘하게 짜 연말까지 집단면역 형성에 차질이 없도록 하는 것이 지상과제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2일 30년 후배인 간호직 8명이 수정구보건소에 배치받았어요. 신참들이 추운 날씨에 임시선별검사소에서 고생하면서도 열의를 다하는 모습에 뿌듯했습니다. 백신 접종을 완벽히 해 내년 설 연휴에는 후배들이 꼭 쉴 수 있도록 해야지요."
c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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