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판론' 조은희, 언더독의 반란 성공할까
"저는 여성가산점에 대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는 필요없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지난해 12월 1일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당내 경쟁자인 나경원 전 의원에게도 "여성후보 가산점을 받지 말자"고 제안했다. 오직 정책과 실력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다짐이다. 실제로 조 구청장은 서울시 25명 구청장 중 유일하게 야당 소속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명함으로 출전하여 서초구청장 재선에 성공했다.
조 구청장은 언더독(이길 확률이 낮은 선수)이다. 부족한 인지도와 낮은 지지율은 극복할 대상이다. 그럼에도 조 구청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지율 1%에서 시작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3%에서 시작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부족한 인지도라는 약점이 오히려 기회이고 강점이라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조 구청장은 '불판론'을 꺼내들었다. 조 구청장은 7일 한 방송에서 스스로를 '유능한 새로운 불판'이라고 소개했다. 고기 구울 때 타지 않게 판을 갈듯이, 서울시장도 나경원 전 의원∙오세훈 전 시장 등 기존의 익숙한 인물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논리다.
조 구청장의 또 다른 약점은 현직 구청장이라는 점이다. 공직선거법에 따라 현직 공무원은 사전 선거 운동을 할 수 없다. 조 구청장은 현재 당내 경선을 제외한 외부 선거운동 일정을 소화하지 않고 있다.
시간의 제약도 있다. 현직 구청장 업무를 보면서 동시에 당내 경선을 준비해야하기 때문이다. 조 구청장 관계자는 "조 구청장은 토론회 등 경선 준비와 제설 작업∙백신 접종 등 서초구 업무를 동시에 챙긴다"며 "다른 후보의 3일치 일정이 조 구청장의 하루와 맞먹을 정도로 바쁘게 보낸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이런 단점을 '정책'으로 극복하려 한다. 서초구에서 발휘한 행정 경험을 살려 서울시장의 능력으로 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조 구청장의 주요 공약에는 서초구에서 시행하던 정책을 서울시 규모로 확대한다는 내용이 많다.
대표적으로 '서초형 공유어린이집'이 있다. 공유어린이집은 인근의 국공립과 민간 어린이집 3~7개를 하나로 묶어서 보육공동체로 운영하는 것이다. 서초구에서 1년 시범 운영한 결과 어린이집 입소대기율이 40% 줄었다. 학부모 만족도는 93%에 달했다. 서초형 공유어린이집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한다는 게 조 구청장의 구상이다.
'1인 가구 지원센터'도 서초구 정책에서 파생된 대표 공약이다. 서초구는 2019년 3월 전국 최초로 1인 가구 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엄마표 집밥 프로젝트', '1인 가구 주치의 사업'을 시행하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조 구청장은 "1인가구 지원센터는 서울시장과 대통령도 따라했다"며 해당 정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값 재산세' 재추진은 조 구청장의 숙원이다. 반값 재산세는 공시자가 9억원 이하 1가구 1주택자의 자치구 재산세를 절반으로 깎는 것이다. 지난해 9월 서초구는 조례를 개정하여 반값 재산세를 추진했으나 서울시가 대법원에 집행정지를 신청하면서 무산됐다.
조 구청장은 "당선 시 다음날 당장 서울시가 제기한 불합리한 재산세 감경 소송과 집행 정지 신청을 철회하겠다"며 "1가구 1주택자의 미실현 소득에 대한 과세는 징벌적 세금폭탄으로 과도한 공시지가 반영률, 보유세 부과에 대해 단호하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정기적인 자영업자∙소상공인 지원책도 약속했다.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특별시 주민생활안정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 '소상공인 휴업보상' 항목을 추가해 분기마다 100만원씩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재정은 걱정 없다는 입장이다. 조 구청장은 "자영업자 지원금을 분기별 100만원씩 지속해서 지원하려면 1조8800억원이 필요한데, 서울시 올해 예산은 40조원이 넘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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