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곳곳에서 조용한 선행..익명 기부 잇따라

한무선 2021. 2. 1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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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구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익명으로 성금을 기부하는 일이 잇따라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1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지난 2일 6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구청 민원실을 방문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성금 200만원을 전했다.

같은 달 27일 달서구 송현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한 60대 남성이 현금 20만원과 라면 4상자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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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봉투만 건네고 말없이 돌아서는 독지가들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최근 대구 곳곳에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익명으로 성금을 기부하는 일이 잇따라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신암5동행정복지센터에 전달된 기부금 [대구 동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1일 대구 동구에 따르면 지난 2일 6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구청 민원실을 방문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성금 200만원을 전했다.

그는 검은 비닐봉지를 툭 놓고는 서둘러 자리를 떴는데 비닐봉지에서 오만원권 40장이 든 종이봉투가 나왔다.

봉투에는 "감사하였습니다. 좋은 곳에 쓰세요"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동구 신암5동 행정복지센터에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이 사회복지 담당 직원에게 검은 비닐봉지를 전하고는 사라졌다.

안에는 현금 150만원이 든 봉투가 있었고 이 봉투에도 같은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구청 관계자는 "두 곳을 다녀간 분은 서로 다르지만, 봉투에 적힌 메시지와 필체가 같다는 점에서 기부자가 같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주신 성금은 도움이 꼭 필요한 곳에 소중하게 쓰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서구 평리1동 행정복지센터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가 100만원이 든 봉투를 직원에게 내밀고는 말없이 떠났다.

봉투 안에는 현금과 함께 "적은 금액이지만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적힌 메모지가 들어 있었다.

지난달 25일에는 중구 동인동 행정복지센터에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현금 100만원이 든 봉투를 전하고는 재빨리 사라지기도 했다.

봉투 안에는 "약소하지만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주십시오"라고 적은 편지가 들어 있었다.

익명 기부자가 현금 100만원과 전달한 메모 [대구 서구 평리1동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달 27일 달서구 송현2동 행정복지센터에는 한 60대 남성이 현금 20만원과 라면 4상자를 전달했다.

스스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고 밝힌 이 남성은 "그동안 많은 베풂을 받아서 이번엔 제가 베풀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생활에 자신도 형편이 어려울 텐데 남을 위해 기부하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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