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에 자리 없어서 못 간다..캠핑장 '웃돈' 2배

오진영 기자 2021. 2.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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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연휴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유지되면서 귀성·여행 계획이 막힌 일부 시민들이 캠핑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캠핑장 측은 평소보다 예약 인원을 제한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자칫 감염 확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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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요? 그날은 자리가 없어 캠핑 못 합니다"

설날 연휴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가 유지되면서 귀성·여행 계획이 막힌 일부 시민들이 캠핑장으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다. 캠핑장 측은 평소보다 예약 인원을 제한하고 방역 수칙을 준수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각에서는 자칫 감염 확산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웃돈에 편법 예약까지…설 대목 맞아 꽉 찬 캠핑장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휴일인 24일 오후 강원 평창군 봉평면 휘닉스 평창 캠핑촌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2020.05.24. / 사진 = 뉴시스

경기도 성남에 거주하는 김모씨(34)는 설날 연휴를 맞아 '1인 캠핑'을 계획했지만 캠핑장을 예약하지 못해 무산됐다. 김씨는 자신이 즐겨찾는 충주의 캠핑장 4~5곳에 예약 문의를 했지만 1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리가 없어 힘들다'는 답변을 들었다.

김씨는 "한 캠핑장에서는 평소 예약가의 2배인 20만원에 달하는 '웃돈'을 요구하는 곳도 있었다"며 "혼자 캠핑가는데 1박에 그 정도로 비싼 금액을 지불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계획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10일 경기도·충청도·강원도 등 10여 곳의 캠핑장에 문의한 결과 설 연휴 기간인 11일~13일 동안 대부분의 캠핑장 예약이 마감됐다. 일부 예약이 마감되지 않은 캠핑장에서는 20만원 이상의 고가 사이트(텐트를 치는 장소)만 남아 있거나 '가격은 당일 사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안산시 단원구에서 캠핑장을 운영하는 A씨는 "이용객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평소 물량의 60~80%만 예약을 받았는데 1주일 전에 이미 예약이 마감됐다"며 "설날 당일(12일)에는 캠핑장 내의 카라반(캠핑용 차량)까지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부분의 캠핑장은 홈페이지에 "5인 이상은 예약할 수 없으며 추가 인원이 방문할 경우 예약이 취소된다"고 공지했으나, 일부 캠핑장에서는 '편법'을 귀띔하기도 했다. 충북 제천의 한 캠핑장 관계자는 "4인 가족 외에 외부 방문객은 올 수 없다"면서도 "사이트 2개에 나눠서 예약하면 크게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공동으로 이용하는 캠핑장, 감염 쉽다…지자체도 '골머리'
30일 강원 속초시 4, 5번째 코로나19 확진자 부부가 다녀간 홍천군 내촌면의 한 캠핑장에서 관계자들이 방역 작업을 하고있다. 2020.7.30/ 사진 = 뉴스 1

지난해 여름 휴가철인 7월에는 강원도 홍천의 야외캠핑장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 성남과 강원도 속초 등에 거주하는 여섯 가족(18명)은 2박 3일간 이 캠핑장에서 모임을 가졌으며, 이 중 10명이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이들이 캠핑장 내에서도 같은 구역에 머물렀으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함께 식사하고 대화한 것을 확인했다. 야외인 캠핑장을 이용하더라도 3밀(밀폐·밀집·밀접)의 환경이 조성돼 감염이 쉽게 전파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공동 세면대나 개수대, 화장실을 여러 명이 한꺼번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캠핑장에서 자칫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캠핑장 주 이용층인 젊은 고객들이 캠핑장에서 감염된다면 가족과 지역사회 감염의 고리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캠핑장에서 공동시설을 사용하거나 마스크를 벗고 대화한다면 감염 위험이 크다"며 "텐트나 카라반(캠핑차량) 내 인원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만 활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접촉 확률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60여 곳의 캠핑장이 위치한 충북 제천시 관계자는 "인력 문제가 있지만 설 연휴 기간 수시로 불시점검을 계획 중"이라며 "단속에 적발되지 않도록 이용객·업주 모두 방역수칙을 준수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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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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